음주운전 사고 후 집으로 도망, 2시간 만에 들통…벌금 400만원
인천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문종철)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31일 오후 8시26분께 인천 계양구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주차돼 있던 B씨의 차량 뒤쪽을 들이받은 뒤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차주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약 2시간 만에 A씨의 주거지에 방문했다.
경찰이 자고 있던 A씨를 깨워 음주측정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3%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경찰이 영장 제시 없이 거주지에 들어와 음주측정을 했다"면서 "적법한 수사절차에 따라 수집한 증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관들이 음주측정을 거부할 경우의 불이익만 고지했을 뿐,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받는 경우가 아니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음주측정 결과는 임의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채증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문 부장판사는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아내에게 사전에 방문목적을 고지하고 허락받아 주거지에 출입했다"면서 "피고인도 스스로 음주측정에 응했으므로 임의수사로서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CCTV 영상 등을 통해 피고인이 술에 취한 듯 비틀비틀 걷는 모습 등이 확인됐고, 피고인의 아내는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말해 피고인이 운전한 사실을 숨기려고도 했다"며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음주측정이 필요한 경우였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경찰관들은 피고인에 대해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불응하면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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