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도전하는 김택우…"온건? 난 투쟁력 최강 후보"[인터뷰]
김택우 의사협회 회장 후보자 인터뷰
"압력 굴하지 않고 소신있게 나아갈 것"
"비대위원장 경험 바탕 핵심 파악 대처"
"5년후 내다봐야 지속가능한 의료가능"
[서울=뉴시스] 김택우 후보가 의협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이었던 당시 비대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김택우 후보 캠프 제공) 2024.12.22. [email protected].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인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은 최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온건한 이미지와 달리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중 투쟁력을 가장 많이 보여줬다고 자부한다"면서 "투쟁력은 단순히 '싸우자'를 외치는 것이 아닌 원칙을 세우면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이 각종 의료 현안으로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김 후보는 "권한대행이 의료 사태로 인한 2025학년도 의학 교육 현장의 혼란과 지속되고 있는 심각한 의료 차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교육부는 앵무새 같은 답만 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으로 오히려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한 앞으로의 혼란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고 사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경상국립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지난 2월 의협 이필수 회장과 집행부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발표 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의협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21년에는 '간호법' 저지를 위해 구성된 의협 간호법 저지 비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강원도의사회장과 16개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아들이 사직 전공의인데요. 이번 사태 이후 전공의들과 어떻게 소통해 오고 계신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4월 말에 비대위원장 업무가 끝났지만 소통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면서 생각과 의견을 꾸준히 나눠 왔습니다. 5월부터는 16개 시도협의회 회장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었고, 해법에 대해 들으면서 전공의들의 관점이나 해법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세대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죠. 회장이 된다면 소통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접점을 찾아가겠습니다."
-전공의 회무 참여 확대와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사직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 지원 강화 등의 공약을 내놓으셨는데요.
"현 시점에서는 전공의와 학생의 회무 참여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이들을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선배 의사인 기성세대 대부분은 사태 수습을 위해 현 상황에서 조건을 최대한 충족시켜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의대생과 전공의는 사태로 인한 혼란과 수습의 책임은 정부에 있는 만큼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진정성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 협약조차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당근책을 받아들이고 복귀해 문제를 풀자는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호법 저지·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를 이끄시면서 주목 받으셨는데요. 의협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비대위원장 경험이 어떻게 도움이 되실 것으로 보시나요?
"비대위는 위급한 상황이거나 사안의 집중적인 해결이 필요할 때 구성됩니다. 간호법 저지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간호사의 진료 행위에 대한 위법성을 막아냈고,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일 땐 원점 재논의라는 원칙을 지키며 증원 문제의 비과학적이고 불합리한 점을 국민 다수가 알 수 있도록 하는 근간을 마련했습니다. 회장이 된다면 사태의 주역인 전공의, 의대생과 같이 갈 것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안에 따라 주역은 달라질 것입니다. 결국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울=뉴시스]젊은 의사들과 만난 김택우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택우 후보 캠프 제공) 2024.12.22. [email protected].
-최근 언급하셨던 의협의 정상화, 의료의 정상화를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지 복안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의협의 정상화란 의협의 대표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의협을 중심으로 7개 직역 간 협의체를 구성할 것입니다. 의료의 정상화는 의료 정책의 정상화가 근간이 돼야 합니다. 의료 정책의 정상화란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의료계는 따라야 한다'는 생각의 변화를 말합니다. 정부가 의료계를 정책의 동반자로 보고 정책을 협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각에선 온건하다, 투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는데요.
"온건한 이미지는 정부와의 협상에서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또 행동으로 투쟁력을 보여줬습니다. 의대 증원 사태에서 비대위원장을 맡고 궐기대회를 개최한 날 단상에 오르기 전 경찰이 와서 출국금지됐다고 밝혔고 단상에 올라가서 하는 발언에 따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겁박했지만 물러설 수 없고 단체휴진도 강행할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 이후 집으로 들이닥친 압수수색과 4번의 끈질긴 반복 수사에도 혼자 책임진다는 각오로 꿋꿋이 버텨냈습니다. 이후 3개월의 면허정지 기간에도 사태 해결을 위해 전공의, 학생, 교수협의회, 법조계 등과 꾸준히 소통했습니다."
-회장으로 선출되신다면 대정부 협상력을 어떻게 발휘하실 구상이신가요?
"협상을 하려면 협상의 당사자가 있어야 합니다. 여의정협의체 회의가 최근 중단됐는데요. 의료 사태의 당사자인 학생과 전공의가 빠진 논의는 또 다른 문제만 야기합니다. 또 협의체가 대표성을 가지려면 협의체에서 결정된 내용이 실제로 반영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형국만 됩니다. 따라서 정부에 확실한 태도를 요구할 것입니다."
-바람직한 의료시스템이란 무엇일까요?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다같이 만족하는 시스템이 이상적이겠죠. 그러나 국민과 정부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한의 효과를 보길 원하고 의료계는 제대로 된 시스템 하에 진료하면서 보람과 이익을 얻길 원합니다. 따라서 최소한 5년 후를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을 제대로 밝히고 정책을 수립해야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의협 회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선거운동부터가 회원들과의 소통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많이 찾아가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회장이 되면 어깨는 무거워지겠지만 소신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일할 것입니다. 당선을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더 적극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에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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