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되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것"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는 회동 이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통합 수도로 인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미국 정책과 반대되는 행보다. (사진 출처 = 이스라엘 총리실 트위터) 2016.09.26.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트럼프와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전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1시간 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론 더머와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쉬너가 동석했다.
트럼프 캠프는 회담 이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와 깨지지 않는 유대관계에 대해 얘기했다"며 "논의 주제는 군사적 지원과 안보, 지역 안정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예루살렘이 3000년 넘게 유대인들의 영원한 수도였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통합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얘기는 이스라엘이 건국된 1948년부터 일관됐던 미국 정부의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예루살렘 동쪽 지역을 장악하고 1980년 자국 영토에 일방적으로 편입시켰다. 그러면서 통일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이 아닌 경제 수도 텔아비브에 위치해 있다. 현재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평화 협상에서 핵심 이슈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95년 10월 통합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자는 법안을 통과하기도 했따.
그러나 이 법안을 실제로 적용한 역대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미 행정부는 이 같은 법안 통과를 외교 정책에 대한 권한을 침범한 것으로 간주했다. 지난해 미국 대법원도 해당 문제는 행정부 소관이라고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예루살렘에 대한 파격 발언을 한 것은 유대인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지난해 12월 공화당유대인연합회의(RJC)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답변을 유보해 야유를 받았다. 당시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때까지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반(反) 유대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트윗을 올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사진과 '가장 부패한 후보'라는 문구를 올리면서 육각별 모양의 도형을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 측은 이 이미지가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을 연상시킨다는 질타를 받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네타냐후 총리실도 25일 회동 이후 트럼프와 찍은 사진과 성명을 공개했다. 오히려 총리실에서는 통합된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다루지 않았다.
총리실은 성명에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안보와 중동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대해 얘기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의 우정과 이스라엘에 보내는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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