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윌리엄 왕세손, 이스라엘서 "중동에 희망과 화합 필요"
네타냐후 총리 등 만나...27일 팔레스타인서 아바스 회동
이-팔 갈등 완화와 英소프트파워 강화 시도
【예루살렘=AP/뉴시스】 이스라엘을 방문중인 영국 왕세손 윌리엄 왕자가 26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부인 사라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2018. 6. 26.
예루살렘포스트(JP) 등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이스라엘 주재 영국 대사 관저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해 영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두 나라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열린 사회에서는 혁신과 다양성, 재능, 탁월함이 자라나고 있다"며 양국 간 경제, 과학, 안보 측면에서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복잡하고 비극적인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중동인들은 엄청난 슬픔과 상실을 겪었다. 어느 때보다 희망과 화합이 필요하다"며 "평화롭고 번영스러운 미래를 위해 협력하자"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스라엘에 이어 27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만날 예정이다.
영국 왕실 일원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는 건 1948년 영국의 팔레스타인 통치가 끝나고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처음이다.
영국은 1차 대전 당시 시온주의(유대 민족주의)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밸푸어 선언'(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영토 이주 허용)을 추진했는데, 이는 추후 이-팔 갈등의 빌미가 됐다.
영국 정부는 윌리엄 왕세손의 이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일정이 '비정치적 방문'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70년 만의 영국 왕실 인사 방문에는 그 이상의 배경이 있을 거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일방적으로 인정한 뒤 이-팔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진 만큼 갈등 완화를 촉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왕실 같은 소프트 파워(문화, 예술, 교육 같은 연성 권력)를 활용해 유럽 바깥 국가들 사이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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