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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보호에 엄청난 돈...공정히 책임 분담해야"(종합)

등록 2019.12.04 04:13:54수정 2019.12.04 05: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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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뛰어난 사업가들...관계 좋지만 더 내는 게 공정"

주한미군 주둔 문제엔 "양쪽 모두의 주장 펼 수 있어"

'韓 5억 달러 인상' 주장 배경 불분명...주한미군 규모 또 잘못 언급

"사우디·일본 등 다른 부자 나라들에도 돈 더 내라고 요구"

[런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윈필드 하우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이다. 2019.12.4.

[런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윈필드 하우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이다. 2019.12.4.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 보호를 위해 막대한 돈을 지출하고 있다며 '부자 나라'인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욱 증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야 한다면 더욱 공정하게 책임을 분담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해 얘기하던 중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 언급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한편으로 지금 우리는 책임 분담 문제를 놓고 한국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의 돈을 쓰고 있다. 그들이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내라고 요청했고 그들은 동의했다. 아무도 이 점을 모르는 것 같다"며 "그들은 보호를 위해 연간 5억 달러(약 5950억 원) 정도를 더 내겠다고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큰 금액의 돈이다. 나는 몇 차례의 전화통화와 회의를 통해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 한국에 대해 "그들은 매우 뛰어난 사업가들(businesspeople)이다. 그들이 무역과 관련해 어떻게 하는지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재 우리는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내도록 협상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고 우리는 더 내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이지만 그들이 더 내는 게 공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나는 '이 건 공정하지 않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거기 군인 3만2000명을 두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신들이 내는 것보다 몇 배는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 당신들도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2만8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연간 5억 달러를 더 얻었다. 이는 많은 돈이지만 드는 비용보다 여전히 상당히 적다"며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이들이 더 많이 내도록 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그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미군 주둔을 지속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토론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어느 쪽이든 가능하다. 양쪽 모두의 주장을 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 점은 생각한다. 우리가 (주둔을)한다면 그들은 더욱 공정하게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미국이 이 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을 방어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이들은 부자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미군 주둔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기꺼이 내고 있다며, 그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미국 대통령들도 사우디에 비용 지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나는 일본에도 요청했다. 내 친구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당신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 우리는 많은 돈을 내고 있다. 당신들은 부자 나라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당신들 군사 비용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많은 일을 할 것이다. 그들 모두가 많은 일을 할 것이다. 이전에는 요구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배경은 불분명하다. 한국은 지난 2월 미국과 올해 적용될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협의하면서 '분담금 총액 1조389억원, 유효기간 1년 적용'이라는 내용을 합의했다. 한국의 지난해 분담금은 9602억원이었다. 미국 측은 당초 1조4000억원 규모로 분담금을 대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으나, 최종적으로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8.2%)을 반영한 수준해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에도 "전화 몇 통으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는 주장을 갑자기 편 바 있다. 그는 분담금 수치 외에 주한미군 규모에 대해서도 한때 4만2000명이라고 언급했다가 3만2000명이라고 주장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미는 이달 3일부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미국에서 개시했다. 이 협정은 내년 이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양측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는 이견만 확인했다. 미국은 한국에 내년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 1조389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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