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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코로나19 급증에 "불경 외워라" 촉구

등록 2021.07.21 14: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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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필요한 것은 불경이 아니라 산소" 지적

[양곤(미얀마)=AP/뉴시스]지난 15일 오전 마스크 쓴 승려들이 신자들로부터 음식을 시주받고 있다. 2021.07.21.photo@newsis.com

[양곤(미얀마)=AP/뉴시스]지난 15일 오전 마스크 쓴 승려들이 신자들로부터 음식을 시주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얀마 군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시민들에게 불경 외우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20일(현지시간) 자신들이 운영하는 신문에 종교문화부 명의의 공고문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공고문에는 "기근과 질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불경 '라타나 수타'를 매일 집에서 낭송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미얀마 종교문화부는 이와 함께 각 불교단체에 미얀마 내 구(區)나 마을에서 주민들이 불경 암송을 잘 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조치에 한 승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불경이 아니라 산소"라고 지적했다.

이와라디는 "코로나19 위기가 이어지자 군사정권이 절박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반 쿠데타 진영과 네티즌 반응을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살펴보면 이날 미얀마 일일 확진자는 5860명, 사망자는 286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24만570명, 사망자는 5567명이다.

미얀마는 올 2월 군부가 정권을 차지한 이후 코로나19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 의료진은 정권에 항의한다는 취지로 현장에서 물러나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했다. 이에 코로나19 연구나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군사정권은 의료진들을 체포, 공격하는 등 압박했고, 병상과 치료에 필요한 산소 부족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국가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현지 의료진은 많은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병원들로부터 외면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통계치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양곤의 한 의사는 "만일 한 건물에 10개의 아파트가 있다면 이 중 7개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확신한다. 저는 이제 제한된 예약 환자만 허용하고 있다. 제 클리닉에 오는 모든 사람들을 돌볼 수가 없다. 어제는 2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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