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갈곳 잃은 K방역]⑤"유지만해도 다행, 3배 6000명 갈수도...거리두기 강화해야" 전문가 진단

등록 2021.08.17 05:50:00수정 2021.08.23 09:28:4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숨은 감염자+델타 변이 유행'에 계단식 급증 가능

델타 변이 검출률 상승세…"90%까지 상승할 수도"

정부, 방역 이행력 상승·병상 확충·예방접종 진행

"당분간 감소세 어려워…확산 지속 시 강화 고려"

"인력 부족에 병상 한계…중환자 만들지 않아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4차 유행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유행 저변이 더 넓어지는 형국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가 상당한데,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증가 속도가 가파르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유행을 줄이기 위해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예방접종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당분간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고 방역 실행력을 높이면서 의료 대응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7일부터 16일까지 41일째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수도권은 지난달 12일부터 4단계, 비수도권은 같은 달 27일부터 3단계를 적용 중이지만, 유행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 11일에는 역대 최다인 2222명이 확인됐고, 12~14일에는 1900명대 발생이 이어졌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지역사회에 감염이 퍼져 있어 네 자릿수 발생이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통제가 안 될 경우 확진자 숫자가 계단식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은 지난 3차 유행 이후 지속 증가하면서 20% 후반대를 유지해 왔다. 4차 유행이 진행 중인 지난달 10일에는 30%를 돌파했지만, 같은 달 23일 29.8%로 줄어든 이후에는 다시 2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 누적된 확진과 함께 델타 변이로 현재 2000명 전후 확진자 발생이 언젠가는 3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다"며 "일본은 일일 확진자가 2000~4000명이었지만, 금세 1만명을 넘고, 3배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고 우려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8시 기준 일본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2만365명이다.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 수는 전주 대비 1.24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면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차 유행 이후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가 축적되고, 델타 변이 유행까지 겹치면서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한에서 나온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 1명이 3명을 감염시킨다면, 델타 변이 확진자 1명은 6~7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즉,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가 1명→3명→9명 등으로 늘어난다면, 델타 변이 감염자는 1명→7명→49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델타 변이 검출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일주일간 주요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분석한 3175건 가운데 73.1%인 2321건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검출률은 직전 주 61.5%에서 11.6%포인트 증가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 검출률이 다음 주 80%, 그다음엔 90%까지 올라갈 것이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만큼 유행도 번질 것"이라며 "거리두기 단계가 전혀 변한 게 없으니 기대할 게 없다. 특히 수도권은 4단계 한 달이 넘었는데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1.08.1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1.08.14. [email protected]

정부는 현재 유행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면서도, 현장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이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선 확진자 수를 900명대 이하로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당분간 유행 감소는 어려울 것 같다. 유지만 해도 다행일 것"이라면서도 "부산은 이미 4단계로 격상했지만, 확산세가 계속되는 지역은 단계를 올릴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예방접종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현행 거리두기는 집합금지를 최소화한 만큼 과거 5단계 체계상 2.5단계보다 방역 강도가 부족하다"며 "과거 5단계 기준상 3단계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또 중증 환자 증가에 대비해 지난 13일 수도권 소재 민간병원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국립대병원·종합병원 등은 중환자 병상 171개, 중등증 전담병상 594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천 교수는 "병상 확충 행정명령에 따라 병상을 늘려야겠지만, 인력이 부족해서 쉽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중증 환자를 만들면 안 된다.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경증 환자에게 선제적으로 항체 치료제를 사용해 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