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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미군인데"…19억 챙긴 '로맨스스캠' 일당 13명 검거

등록 2023.12.21 12:00:00수정 2023.12.29 1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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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파견 미군, 의사, 기업가 등 사칭

나이지리아인 등 모두 아프리카계 체류자

SNS 통해 피해자와 장기간 감정적 교류

피해자 30명에게서 총 19억원 송금 받아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로맨스스캠' 국제사기단의 국내 총책 A씨(39·나이리지라인) 등 13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2023.12.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로맨스스캠' 국제사기단의 국내 총책 A씨(39·나이리지라인) 등 13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2023.12.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한지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군이나 의사, 기업인 등 다양한 직업을 사칭해 호감을 쌓은 뒤 돈을 뜯은 일명 '로맨스스캠'을 벌인 국제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로맨스스캠 국제사기단 국내 총책인 나이지리아 국적 A(39)씨 등 조직원 13명을 검거해 지난 12일로 전원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로맨스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이들은 A씨 등 국내 총책 3명, 인출책 10명으로 나이지리아 국적이 8명, 나머지 5명은 기니·앙골라·라이베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으로 모두 아프리카계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시리아에 파견된 미군, 의사, 기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사칭하며 SNS를 통해 피해자와 신분을 쌓은 뒤 출장 중 사고처리 비용, 밀린 임금 문제해결, 통관비용 등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피해자 30명으로부터 251회에 걸쳐 총 19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장기간 SNS 교류를 통해 쌓인 감정적 유대관계로 손쉽게 속아 넘어갔다. 일당은 피해자의 호감을 얻기 위해 '여보' '허니' 등의 애칭을 사용하고 '우리의 사랑을 위해 도와주세요' '여보를 빨리 보고싶어요'라고 말하는 등 대화를 이어갔다.

범행은 남녀를 불문하고 이뤄졌다. 한 피의자는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 DM으로 자신을 시리아에서 복무 중인 미 여군으로 소개한 뒤 피해자 B씨(30·남)에게 접근하고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돈을 보내려고 하니, 통관비를 지급해 달라"고 속여 3회에 걸쳐 총 730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다른 피해자 C씨(32·여)는 지난 3월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알게 된 이들 일당 중 한 명으로부터 "두바이 출장 중 짐을 분실했고, 은행 계정이 막혀 돈이 필요하다"는 등의 부탁을 받고 총 64회에 걸쳐 3억15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피해자와 연락하는 해외 총책,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인출책 등을 관리하는 국내 총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 점조직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해왔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국내 총책, 인출책 등은 주로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관광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며 범행에 가담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수사단 관계자는 "검거된 조직원들의 여죄를 계속 확인하는 한편,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로맨스 스캠 조직원들의 검거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며 "로맨스 스캠 피해 예방을 위해 SNS에 너무 자세한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금품을 요구할 경우 각별하게 주의해달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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