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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89세 치매 할머니 안전 귀가시킨 경찰

등록 2024.04.19 17:04:48수정 2024.04.19 17: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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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찰서 염창지구대 박규리 경장

모바일 지문스캐너 이용해 신원 특정 후

거동 불편한 할머니 안전 귀가하게 동행

"고맙다 해주니 감사…일에 보람 느껴"


[서울=뉴시스] 서울 강서구에서 89세 치매 노인이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최근 보급된 모바일 지문스캐너를 활용한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2024.04.19.

[서울=뉴시스] 서울 강서구에서 89세 치매 노인이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최근 보급된 모바일 지문스캐너를 활용한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2024.04.19.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할머니는 본인 이름만 기억하는 상태였고, 주민등록증처럼 신원 확인이 가능한 물건도 없었어요. 그래서 모바일 지문스캐너를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할머니를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니 많이 뿌듯했어요.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89세 치매 노인이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최근 보급된 모바일 지문스캐너를 활용한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강서경찰서 염창지구대에 한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는 미용사로, "집을 찾지 못하는 할머니가 헤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박규리(35) 경장은 같은 지구대 소속 A(40)경사와 함께 미용실로 즉각 출동했다. 하지만 치매를 앓고 있던 B(89)씨는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했고,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등 신원을 확인할만한 물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에 박 경장은 최근 보급된 '모바일 지문스캐너'를 활용해 B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B씨와 지구대까지 동행해 그의 거주지 주소를 거듭 확인한 뒤, B씨를 보호자의 품으로 무사히 돌려보냈다.

박 경장이 활용한 모바일 지문스캐너는 112 업무용 휴대전화와 연결된 소형 지문스캐너다. 구호 대상자의 손가락 지문 2개를 찍거나 스마트폰으로 손가락을 촬영하면 경찰청에 구축된 지문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게 도와주는 장비다. 경찰청은 최근 치매 환자 등 구호 대상자의 신속한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이를 전국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시행하기 시작했다.

B씨가 헤매던 곳에서부터 약 20분 거리에 있는 집에 도착하자 그는 기억이 돌아온 듯 "맞아, 여기야"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를 듣고 집 밖으로 나온 B씨의 딸에게 무사히 그를 인계한 박 경장은 "(B씨의) 딸은 어머니가 밖으로 나간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상황을 설명해 드리니 어머니가 치매가 있다, 이렇게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재차 감사 인사를 해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경장은 단순히 B씨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후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치매 노인 사전 등록 제도도 설명했다. 전국 지구대와 파출소를 방문해 치매 노인의 지문과 최신 사진을 등록해 놓으면 경찰이 이를 조회해 빠르게 신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2월 염창지구대로 발령받은 그는 "많이 뿌듯했다"며 "사실 경찰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이렇게 고맙다고 해주니 일하는 보람이 많이 느껴진다. 감사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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