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호텔·낡은 버스…애플 광고에 뿔난 태국인
[서울=뉴시스] 애플의 새 광고 영상을 두고 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태국을 배경으로 한 애플의 광고 영상.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현지시각) 태국 카오솟, 타이PBS 등에 따르면 태국 누리꾼들은 애플이 최근 공개한 광고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에 불만을 드러냈다.
'언더독스' 시리즈 다섯 번째 편인 해당 광고는 태국에서 촬영됐다. 이 시리즈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위기 속에서 각종 애플 기기를 이용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난 18일 공개된 '아웃 오브 오피스'는 9분57초짜리 영상으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갑자기 태국으로 출장을 떠나게 된 직장인 4명의 여행기를 담았다.
아이폰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낙후된 공항, 좁고 더러운 호텔, 낡은 버스와 택시가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만나는 태국인들도 다소 우스꽝스럽고, 단정하지 못한 용모로 그려졌다.
[서울=뉴시스] 애플의 새 광고 영상을 두고 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태국인.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카오솟은 "태국에서 촬영됐고 음식, 의상, 대중교통 등 태국적 요소가 등장했음에도 많은 이들은 이것이 차별적이라고 느낀다"고 꼬집었다.
태국을 시대에 뒤떨어진 국가로 묘사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국 시청자들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구식 버스를 등장시키고, 필터를 사용해 색조를 갈색으로 보정하는 등 태국을 의도적으로 낙후돼 보이게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타이PBS는 "왜 애플이 태국을 오늘날의 모습, 즉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나 스카이트레인, 현대적 숙박시설과 교통시설을 갖춘 모습으로 묘사하지 않았는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틱톡커 데이비드 윌리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리면서 "태국을 끔찍하게 보이게 한 이 영상은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멋지게 촬영한 애플 광고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애플이 이렇게 계속 태국을 무시하면서 물건을 팔려고 한다면 당장 달려가 삼성 폴더블폰을 사겠다"고 비판했다.
이 영상에는 댓글 1만5000여개가 달리는 등 많은 태국인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애플이 광고 촬영지로 태국을 선택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또 그는 이 광고가 태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이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이번 유튜브 광고 영상은 30일 기준 조회수 약 527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댓글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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