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오바마, '젖은 발 마른 발' 쿠바 정책 폐기…업적 대못박기 또 강행
【아바나=AP/뉴시스】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6.03.22
뉴욕타임스,CNN 등 미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토안보부가 미국에 불법 입국한 쿠바인들에 대해 영주권을 부여해온 오랜 정책에 대한 폐기를 곧 공식선언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은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비자없이 자국에 불법 입국한 쿠바인에게 즉각 '피란권'을 부여하고, 미국 체류 1년이 지나면 합법적인 영주권을 줬다. 그러나 이 때문에 매년 수만명의 쿠바인들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자, 클린턴 행정부는 기존 방침을 수정해 해상에서 발견된 쿠바인은 쿠바나 제3국으로 송환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같은 미국의 대쿠바 정책을 일명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으로 부른다. 마른 발, 즉 육로를 통해 미국 땅 안에 들어오는 것은 허용하지만, 젖은 발 즉 바다를 통해 불법 입국하는 쿠바인은 돌려보낸다는 의미다.
쿠바는 지난 2015년 미국과의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에 합의할 당시부터 오바마 정부에 이 정책을 폐기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미국의 이 정책 때문에 자국민, 특히 자국 인재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데다가 국교가 정상화된 상황에서는 부당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의 이번 결정을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취한 마지막 중대 조치로 평가했다. 또 쿠바 정부도 폐기 사실을 이미 통보받은 상태라고 쿠바측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바 난민들에 대한 우대 정책이 폐지되면, 쿠바인은 미국에 불법 또는 합법적으로 입국할 때 다른 국가 국민들과 똑같은 대우를 예외없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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