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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재검토…공화·민주당 동의

등록 2017.02.02 18: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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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2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02.02. (사진=주한미군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2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02.02. (사진=주한미군 홈페이지)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행정부가 대(對) 북한 정책을 재검토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까지 대 북한 정책의 재검토에 동의를 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7일 대 북한 정책의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대 북한 정책을 재검토하려는 백악관의 움직임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일본 순방을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매티스 장관은 2일 오후 전용기를 이용해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매티스 장관은 워싱턴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북서 태평양(동아시아) 지역에 있는 우리의 강력한 두 우방국들에 대한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 중 하나다. 일본과 미국, 한국과 미국은 함께 북한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견해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선임고문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역시 미국의 대 북한 정책 재검토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외교적 수단이 있는지 심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한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지적했다.

 글레이저는 이어 “많은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기울 것이다. 만일 (미국이) 북한과 어떤 형태의 전투(any kind of engagement)를 벌일 경우 전제조건들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외교위 주최로 열린 '북한 위협 대응: 정책 대안 검토' 청문회에서 "유엔의 강력한 제재에도 (북핵 문제에)아무런 변화가 없다. 세컨데리 보이콧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코커 위원장은 "상당히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다. 미국은 세컨데리 보이콧이 이행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보다 체제전복적인(subversive)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존슨 의원 역시 "왜 지금까지 미국은 시험발사된 미사일을 격추하지 않는가? 어떤 우려 때문에 격추하지 않는가?"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요구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닐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7.02.0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닐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7.02.01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한 육성 신년사에서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다양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첨단 무장 장비 연구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케트(로켓)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까지 도달하는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 일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북한의 반격으로 한국 수도권에 살고 있는 2400만 명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카드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데니스 윌더는 매티스 장관의 한‧일 순방 목적은 두 우방국들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면서 트럼프에게 취임 즉시 북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을 조언했다. 북한은 지난해 두 번의 핵실험과 20여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윌더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노리는 핵무기 능력을 갖추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원료를 더 많이 생산할수록, 유엔의 제재가 강해질수록, 김정은은 핵무기를 더 늘리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한‧일 두 나라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아시아 정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임무도 띠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오락가락 하는 발언을 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 정책의 핵심이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탈퇴하는 등 고립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이었던 에반 메데이로스(Evan Medeiros)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 보다 폭넓은 차원의 아시아 정책을 설명해 줄 필요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재단의 한국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어는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리들의 워싱턴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동맹국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두 나라의 ‘안보 무임승차’ 문제를 제기하면서 언급한 미군철수다. 트럼프는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를 획기적으로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다. 미국은 이 모든 것을 위해 더 이상 수십억 달러나 되는 엄청난 돈을 계속 써야 할 여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고개를 도발할 때마다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로부터 '무언가 좀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5탱크사단을 찾아 탱크장갑보병연대의 겨울 도하 공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7.01.28. (출처=조선중앙TV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5탱크사단을 찾아 탱크장갑보병연대의 겨울 도하 공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7.01.28. (출처=조선중앙TV캡쳐)  [email protected]

 북한 김 위원장에 대한 발언도 일관된 내용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5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북핵 문제를 놓고 대화할 것이며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해 6월에는 미국 애틀랜타 선거 유세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대선 경선후보 시절 트럼프는 아이오와 주 유세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규정했다. 트럼프는 "북한을 보면 김정은은 미치광이 같다"면서 "그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무장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CNN주최 타운홀 미팅에서 “북한과 파키스탄, 중국이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 이란도 10년 이내에 핵무기를 가질 것”이라며 “일정 시점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북한의 ‘미치광이’에 맞서 자신들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면 미국의 형편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꼬집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물러섰다.

 매티스 장관은 2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한민구 국방장관 주관 만찬에 참석한다. 3일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면담을 한 뒤 국방부 청사에서 트럼프 행정부 첫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는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한편 동맹의 효과적인 대응 방안과 대북정책 공조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매티스 장관은 3일 일본으로 건너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영유권 분쟁중인 남중국해와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타이)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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