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추스바오 "북한의 중국 비판 무시해야" 사설 삭제 눈길
27일 미국의소리방송은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가 지난 24일 북한의 중국 비난 평론기사에 맞대응한 사설을 실었다가 삭제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설은 일부 언론이나 포털 사이트가 전재됐지만 다수는 이미 삭제된 상태다.
삭제한 이유가 당국의 검열이나 압력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다른 관영 언론매체에 비해 자유롭게 입장이나 주장을 밝혀온 환추스바오의 사설이 보도했다가 삭제한 경우는 이례적인 경우다.
이에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정필'이라는 이름의 필명으로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해당 기도문은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결정을 내린 중국을 맹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설은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자신의 너절한 처사가 마치 북한 주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게 아니고 핵 계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환추스바오는 사설에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단호하게 시행하고 조선중앙통신의 평론을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 북한산 석탄 전면 금수조치가 북한을 아프게 했고 화나게 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반응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추스바오 편집부는 정부에 3가지 사안을 제안한다면서 첫째 중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면서 북한의 어떤 행동에도 반응을 내놓지 말 것, 둘째 북한 정부와 똑같은 수준으로 대응해 긴장을 조장하지 말 것, 셋째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면서 정상적인 국가간의 기본적인 관계를 유지하되 무원칙적인 양보도, 압력도 행사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신문은 다만 북중 관계는 역사상 중국과 구소련과의 관계와 다르며 북한은 중국과 전면 대치할 능력이 없으며 북중 전략구도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중도 실질적으로 대항할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중국 전문가들도 조선중앙통신의 평론에 불만을 토로했다.
옌볜(延邊)대학의 진창이(金强一) 교수는 "북한 당국은 중국의 자국산 석탄 수입금지가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일부러 자신의 얼굴을 때려 살진 사람인 체하는, 즉 억지로 체면을 살리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북한산 금지조치가 영향이 없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것이며, 해당조치는 반드시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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