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방심은 금물…르펜, 결선서 '이변' 노린다
유럽 언론들은 마크롱이 여론조사를 믿고 '안전 지대'에 머물며 적당한 선거 운동을 펼친다면 5월 7일 결선에서 정치 경험이 많은 르펜에 큰 코를 다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차 투표에서 마크롱과 르펜은 득표율 각각 24%, 21%로 1, 2위를 확정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마크롱은 결선에서 르펜을 60% 대 40%로 꺾을 수 있다고 나타난다.
마크롱은 39세 정치 신인임을 고려할 때 이미 쾌거를 이뤘다. 마크롱은 집권 사회당 정부에서 2014~2016년 경제장관을 지낸 것 외엔 정치 경력이 없다. 그가 이끄는 '앙 미르슈' 역시 작년 탄생한 신생 조직이다.
마크롱은 이 같은 이력을 통해 기성 정치에 떼 묻지 않은 신선한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정치 기술이 부족하며, 조직력을 갖춘 지지 기반이 없다는 점은 그의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 '이미지 정치' 넘어서 실제 통치력 입증해야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이 '이미지 정치'를 벗어나 '실제로' 국가를 통치할 역량이 있으며, 프랑스 사회가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유권자들에게 증명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극우인 르펜은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젊은 시절부터 정치에 몸담았다. 그는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창립한 FN을 통해 10대 시절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당대표와 국회의원, 유럽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연륜이 있는 만큼 선거에도 마크롱보다 능수능란한다. 르펜은 결선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마크롱을 향한 집중 공세에 들어갔다. 그는 자신만이 '국민의 후보'이며 마크롱을 또 다른 기득권이라고 규정했다.
르펜은 24일 첫 결선 유세에서 마크롱을 겨냥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재앙적인 통치 실패를 계승하는 자는 변화를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크롱의 경제장관 이력을 언급한 것이다.
1차에서 기성 정당 후보들이 모두 걸러지고 대선이 마크롱 대 르펜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르펜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마크롱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 성장했고,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임원을 지내기도 했다.
◇ 극좌우파 총 득표율 40%…기성 정당 지지 도움될까
1차 투표에서 르펜과 극좌 후보 장뤽 멜랑숑의 득표율을 합치면 40%가 넘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많은 유권자들이 극단적 공약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기득권 정당을 심판하기 위해 이들 극좌우 후보에 표를 줬다.
마크롱은 득표율 24%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는 2002년 대선 이래 1차 투표를 통과한 후보자들을 통틀어 가장 낮은 성적이다. 반면 르펜은 2002년 17%로 결선에 나간 아버지보다 높은 득표율(21%)을 얻었다.
결선에서 마크롱 뒤로 얼마나 좌우 진영 표가 결집될 지도 지켜봐야 한다. 올랑드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등이 마크롱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이들 지지가 과연 도움이 될 진 미지수다.
1차 투표에서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득표율이 6%를 겨우 넘겼다. 피용은 20%를 기록했다. 양당 득표율을 합산해도 30%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마크롱은 이들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여론조사업체 비아보이스의 프랑수아 미케마르티는 "마크롱은 훨씬 공격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며 "르펜은 결선 틀을 세계화를 따르는 엘리트 대 국민의 후보로 짜려 할 것이다. 정곡을 찌를 만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이 최종 당선돼도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득표율 60% 이상으로 승리하지 못하거나 6월 총선에서 '앙 마르슈'가 선전하지 못한다면 마크롱은 국정을 장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프랑스24는 분석했다.
2002년 결선에서 좌우 진영 사이 반 극우 전선을 구축해 당선된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내내 정치 혼란과 지지율 하락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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