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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직접 밝힌 '제보조작 파문' 전말

등록 2017.06.28 15: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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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선대위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의혹 관련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SNS 문자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2017.06.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선대위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의혹 관련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SNS 문자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2017.06.28. [email protected]


"이유미 조작 의도 알 수 없어...이렇게 '생 조작' 하리라곤 의문 안 가져 "
"당에서 기획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어...개입 여부 드러나면 사퇴한다"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남동생이 맞았다. 아, 돌이킬 수 없구나 싶었다".

 지난 대선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아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 제기 선봉에 섰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말이다. 이 의원을 비롯한 당 전현직 지도부는 이번 제보조작 파문이 이유미씨의 '욕심'으로 인한 일탈행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설을 거듭 부인했다.

 ◇"이유미, 24일 조작 사실 고백…이준서도 몰랐다"

 28일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작 파문 중심에 선 이씨가 이 의원을 찾아온 건 24일이다. 26일자로 검찰 소환을 통보받은 이씨는 이 의원을 만나 조작 사실을 털어놓으며 당에 '보호'를 요구했다. 이에 즉각 사실 확인에 나섰고, 그 결과 당시 증거자료로 제보됐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전화 통화 녹취록 모두 조작임을 확인했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이씨는 5월 2~4일께 본인 명의, 아들 명의, 회사 명의의 3대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실제 제보자들과 파슨스 의혹에 대한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했다. 그후 이를 캡처해 함께 당 산하 위원회에서 활동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보고했다. 공개된 해당 카카오톡 대화 내용 캡처에는 이씨와 '익순님', '박미주 매니저'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이중 '익순님'은 김익순이란 이름으로, 이씨의 통화 녹취파일에도 등장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 이전에 이씨로부터 파슨스 졸업자 중에 지인(김익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 접촉을 해봐라. 같은 학교 나왔으면 들은 게 있지 않겠느냐"라고 한 뒤 "증언을 해줄 수 있는지 한번 물어보라"고 취재를 지시했다. 이 의원은 "이것을 두고 (제보조작)기획·지시라는 게 이유미씨의 입장인 것 같다"고 기획설을 부인했다.

 이씨는 이 전 최고위원과의 대화 직후 김익순이라는 사람과 실제 통화한 것처럼 녹취파일을 만들었다. 그러나 녹취파일에 등장한 통화 상대는 김익순이 아닌 이씨의 남동생이었던 것으로 이씨는 털어놨다. 이용주 의원은 "녹취파일 발표하기 전에 들어봤을 떈 이상한 점을 못 느꼈다. 내용 자체가 중간에 끊기거나 하는 변조되고 편집됐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녹취파일은 편집·변조된 게 아닌 역할극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증거조작에 대해 이용주 의원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몰랐다"며 현재까진 이유미씨 단독 범행임을 다시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사실을 알았다면 검찰에서 전화가 왔을 때 아는 지인한테 받았다고 거기서 자르고 버티고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이)누구 만났느냐 물었을 때 이유미한테 받았다고 하고 (이유미의)연락처도 알려줄 이유가 없잖느냐"고 주장했다.

 ◇"대선 1등 후보 아들을 이렇게 조작 하리라곤…"

 이 의원은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1등 후보자의 아들을 이렇게 '생으로' 조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다보니까 조작 의문을 가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제보자 역할을 했다고 한 김익순과 접촉해봤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 의원은 "당시 당에서 직접 김익순을 찾아가 (검증하겠다고)할 수 없었다. 제보자와 (이유미 사이의)신뢰관계에 중간에 다른 사람이 접촉하면 깨지는 경우 있어서다. 마침 (김익순이라는 사람의)이메일도 알려주고, 이메일만 알면 인터넷 찾아보면 무슨 일 하는 사람인지 다 나온다"며 당시 조작 의문을 갖고 사전 검증에 나설 생각을 못했다고 밝혔다.

 ◇"이유미, 본인이 나서서 문준용씨 의혹 정리하려 해"

 이유미씨의 조작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당시 문준용 특혜 의혹에 대해)언론에도 나오고 제기되는 게 있는데 누가 나서서 정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본인이 나서서 (증거 조작 방식으로)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씨가)횡설수설에 가깝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 사람 지금 '멘탈'이 왔다갔다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제보조작한)당시가 5월 2~3일께 중 하나인데, 이미 (대선패배로)기울어진 상황이다"라며 "이런 생 조작 사건을 했을 때 그 이후가 감당이 되나?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당에 공을 세우려고 할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당내 조직적 지시·기획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자 "문제가 드러나면 사퇴하겠다"고 분명히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김관용 의원이 단장으로 추진하는 당내 진상조사단에 자기 역시 피조사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당내에서 이번 사태를 수사할 김광영 진상조사단장은 28일 국민의당 경기도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용주 의원의 주장을)믿고 싶지만 그것이 100%다, 다 나왔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용주 의원도 제가 참고 하고 있는 자료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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