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타에 갇힌 美여성 "트럼프, 러시아의 공습 막아 달라"
【동구타=AP/뉴시스】시리아 동구타에 갇혀 있는 미국인 여성 다나 린(44. 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제공한 동구타 지하대피소 모습. 린은 자녀들과 함께 공습을 피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2018.3.13.
동구타에 살고 있는 디나 린(44)은 12일(현지시간) AP통신을 통해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동구타 공습을 멈추기 위해 더 많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인 린은 1990년대 미시간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가 미국을 방문한 시리아인 남편을 만났다. 둘은 혼인 후 2000년 시리아 동구타로 이주해 아이 여덞 명과 살고 있다.
린과 가족은 2011년 3월 민주화 시위가 발발하자 상황이 금방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동구타에 머물렀다. 시위가 내전으로 번진 뒤에는 꼼짝 없이 동구타 안에 갇혔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반군이 2012년 동구타를 장악하자 이 지역 외곽을 봉쇄했다. 이후 동구타 주민들은 외부와 차단된 채 극심한 식량난과 의료난 속에서 살아 왔다.
지난달 18일부터 시리아 정부군이 대대적인 동구타 공습에 나서자 린 일가는 대부분 시간을 지하 대피소에서 보내고 있다. 폭격으로 초토화되고 있는 도시에서 살아남을 길은 땅 밑으로 들어가는 뿐이다.
린은 "끔찍하다.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며 "식량이 없어서 아무거나 되는 대로 먹고 있다. 오래 먹을 수 있도록 쌀과 밀을 넣은 수프를 만들었다. 비축해 놓은 음식이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운이 좋지 않은 이들이 많다. 돈이 없어서 식량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며 쌀과 밀 1kg이 8달러(약 8500원)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격 소리를 들으면 아이들이 공포에 떤다. 집 근처에서 폭격이 이뤄지면 특히 두렵다"며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성인 여성들도 울부짖는다"고 말했다.
린은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때에 갑자기 공습이 시작된다"며 "위에 올라가 요리를 하고 화장실을 사용하다가 서둘러 아래로 내려오곤 한다. 폭탄이 여기 떨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난 그냥 평범한 교사였다. 여기서 일상을 보내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전투기 파견과 폭격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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