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방미…북미정상회담 개최 최대변수는?
"美, ICBM·핵탄두·핵물질 반출 등 중대한 비핵화 조치 요구할 듯"
"北, 말로만 안돼…체제보장 보장 차원 의회 입법화 요구 가능성"
"사전조율 실패하면 핵심의제 '괄호' 남기고 북미정상 만날 수도"
【베이징=AP/뉴시스】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지난 29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걸어가고 있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베이징을 거쳐 미국 워싱턴으로 가서 북미정상회담 실무회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05.29
김 부위원장은 30일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결과,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예방 여부 등에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성패가 가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방미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을 도출하는 데 최대한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도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국대표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실무회담을 한 차례 더 열었지만, 지난 27일 1차 회담에서 양측의 입장과 쟁점은 어느 정도 정리가 돼 김 부위원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김 부위원장의 방미 '관전 포인트'는 북한의 중대한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 사이의 '절충점' 찾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나 핵물질을 반출하는 선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보다 확실한 체제 안전 보장 조치를 요구하면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가시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에 관한 것"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ICBM과 핵탄두 등이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어야 미국의 체제 보장 관련한 이행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테러지원국 지정, 대북제재 등을 빨리 해제하는 것과 관계 정상화"라며 "연락사무소 채널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크게 무역대표부 정도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관계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미 의회의 입법 조치 등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더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4일 미 상원 의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지면 조약 형태로 의회의 동의를 받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북한의 요구를 고려한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 5. 12.
조 수석연구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미 상원에 이야기하는 순간 상당 부분 초안 작업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며 "입법화에 대해 (북한에) 이야기를 해줘야 북한이 설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아직까지는 '이상기류'가 없다고 분석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암초'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간 실무회담이 아직 진행되는 가운데 김영철 부위원장이 급하게 방미한 것에 대해 의문이 남아 있는 상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일반적 상황이라면 실무회담이 끝나고 잘 돼서 김 부위원장이 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을 것이고,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번 방북이 통상적인 상황은 아님을 시사했다.
신 센터장은 그러면서 "서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에는 '브래킷(bracket·괄호) 정상회담', 즉 괄호로 핵심은 놔두고 정상회담을 하는 경우도 예상해봐야 할 거 같다"며 "정상회담 통해서 괄호를 채우려면 리스크(risk)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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