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24년전 후안무치 '골목성명'…광주가는 내일은?
전두환, 1995년 검찰소환 앞두고 골목성명
조사 불응 선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 논란
MB도 검찰 수사 다가오자 "정치보복" 성명
박근혜 탄핵 후 "진실 밝혀질 것" 대리 성명
【광주=뉴시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회고록을 통해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한 전두환씨가 사자 명예 훼손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다. 2018.08.21.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이에 전 전 대통령이 법정행을 앞두고 별도의 성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는 1995년 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 소환 예정일인 그해 12월2일 연희동 집을 나서면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 조사 불응을 선언하며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가 논란을 산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성명에서 "이 나라가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고 또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채 심히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12·12, 5·17, 5·18 등 사건과 관련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답변을 한 바 있고 검찰도 이에 의거해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종결한 바 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22일 특별 사면으로 풀려난 뒤에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안에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일례로 2008년 4월9일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하고 취재진 앞에서 차를 마시며, "기자들이 내 사진은 꼭 비뚤어지게 (찍는다). 젊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아직 감정이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라고 말했다. 만일 11일에도 이같은 태도를 유지할 경우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들이 검찰 소환 혹은 재판을 앞두고 성명을 발표한 건 전 전 대통령 이후에도 있었다. 그때마자 전 전 대통령의 '골목 서명'을 소환하며 논란을 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17일 검찰 수사가 자신을 겨냥하자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17일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파면된 후 이틀 뒤인 12일 서울 강남구 자택으로 돌아가면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대리 성명을 내놨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성명은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편 전 전 대통령 재판은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에서 열리며,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전 전 대통령은 오전 8시30분께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부인 이순자(81)씨도 동행한다.
전 전 대통령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고(故)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고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해 재판에 넘겨졌다.
전 전 대통령은 기소 이후 지난해 5월과 7월, 10월, 지난 1월까지 이어진 재판에서 알츠하이머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광주지법은 구인 영장을 발부, 그는 결국 광주로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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