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무역협상 15일 시작…자동차·농산품·환율 등 공방 전망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는 76조원
중국,멕시코,독일 이어 4번째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9월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도중 별도로 롯테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2018.09.27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미국과 일본이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DC에서 양자 무역협상 체결을 위한 첫 회의에 돌입한다.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수입 상한선 설정, 농산품 관세 인하, 환율조항 도입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본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으로 양측 간 공방이 예상된다.
그간 일본은 미국 농산품이 국내 농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해 미일 양자 무역협상 체결을 꺼려왔다. 대신 양국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다자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직후 TPP에서 탈퇴하고, 일본에 FTA 체결을 강하게 요청함에 따라 미일 무역협상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무역협상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는 커 진통이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 및 인하에 한정하는 '물품교역협정(TAG·Trade Agreement on goods)'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미국은 투자 및 서비스 분야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이번 첫 미일 무역협상에서는 양국은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 및 인하, 그리고 서비스 분야 및 환율 문제 등을 협상 범위에 포함시킬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이 대표로 참석한다.
일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대일무역 적자에 대해 불만을 표해왔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 경영자와의 회의에서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가 너무 많다"며 "일본은 공장을 미국으로 더 옮겨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대일부역 적자에 대한 재차 불만을 표했다.
미국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는 676억달러(약 76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다소 감소한 것이지만, 중국 멕시코 독일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적자 규모이다.
이 같은 대일무역 적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에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이 미국 각지에 공장을 설립해 고용 창출을 통해 미국 경제에 공헌해 왔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자동차가 대일 무역적자의 원인이라며, 일본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물려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할 방침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의 약 80%는 자동차 무역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차량 대수에 상한선을 정하는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이 응하지 않을 경우 일본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물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자동차 이외에 농산품을 둘러싼 공방도 전망된다. 일본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및 유럽연합(EU)와의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로 소고기, 돼지고기 및 농산품의 관세 인하로 일본 식품시장에서 미국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에 미국은 일본에 농산품 관세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TPP의 관세율과 동등하거나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관세 인하를 일본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일본이 통화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환율조작을 자제하도록 '환율조항'을 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일본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항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교섭 범위와 대상을 정한 후 오는 26~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국 방문에 따른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협상 내용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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