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각 대장' 푸틴보다 30분 늦게 도착…기싸움?
푸틴, 김정은 도착 때 건물 입구서 맞아
'20초 간 악수' 첫 만남부터 우호 과시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2019.04.25.
집권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6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시6분)께 회담장이 마련된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 S동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 경호 준비를 총괄해온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리무진 차량 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옅은 미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각국과의 정상급 외교에서 상대국 정상을 자주 기다리게 하는 걸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김 위원장보다 30분가량 앞서 회담장에 도착해 기다렸다가 건물 밖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헬기로 갈아타고 낮 12시35분께 극동연방대학 S동에 도착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이날 낮 12시~오후 1시 사이에 회담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통상 정상 간 만남에서는 일정을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하고 진행하지만, 이번 만남의 경우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이동하는 사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에 마련된 숙소에서 기다렸다가 푸틴 대통령이 도착한 것을 확인한 다음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숙소와 S동은 약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보다 30분이나 늦은 게 일종의 기싸움을 한 거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9.04.25.
단독회담장이 마련된 건물 2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도 나란히 서서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의 대화는 양측 수행원들과 인사를 하는 도중에도 계속됐다.
두 정상은 이날 처음 만났으나 서로 축전과 답전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관계의 끈을 이어왔다. 두 정상의 유대감은 단독회담 환담에서도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으로 다시 추대된 것과 관련해 "이미 친서를 보냈지만 지금 이 자리서도 축하인사를 하고 싶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또한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러시아 방문,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평양 북러 정상회담 등을 언급하며 양국 간 전통적 우호 친선 관계를 상기했다.
김 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에서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축하인사를 전하며 "오랜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관계를 공고하고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아주 유익한 그런 만남이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단독회담 종료 후 확대회담을 이어가며 한반도 비핵화 공조 방안, 양국 교류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교환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시작된 회담은 4시간 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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