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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수사' 주진우 검사, 좌천에 사의…"소신 지켰다"

등록 2019.08.01 15:20:07수정 2019.08.01 15: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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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망에 "여야 동일하게 수사"

'환경부 수사' 주진우 검사, 좌천에 사의…"소신 지켰다"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동부지검 주진우(44·사법연수원 31기)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했다.

주 부장검사는 1일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사직 인사를 올렸다.

주 부장검사는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진정성을 알아줄 거라는 믿음, 능력·실적·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 명예와 자긍심이 엷어졌단 느낌을 받았다"며 "공직관이 흔들리는데 검사 생활을 더 이어가는 게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명예롭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1년간 환경부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수많은 법리검토와 토의, 조율을 거쳤고 의견이 충돌할 땐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를 통해 결론을 냈다"며 "수사 결과는 부족했지만,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수사를 이끌어 지휘라인과 수사팀 모두 동의하는 결론을 낸 점엔 자부심을 느낀다"고 돌아봤다.

특히 "전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라며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 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 명 없다.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사건 수사와 동시에 세월호특위 조사방해 사건 공소유지를 전담했다"며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 여야를 안 가리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를 때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면서 억울함을 내비쳤다.

주 부장검사는 전날 법무부 인사에서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에 임명됐다. 이를 두고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팀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현 정권 인사를 기소하자, 좌천성 인사로 소규모 지청에 발령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권순철(50·25기) 차장검사도 인사 직후 이프로스를 통해 사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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