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동학원 의혹' 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법원 "다툼 여지"
허위 소송 및 채용 대가 뒷돈 혐의
부산서 입원…검찰, 구인영장 집행
법원 "수사 경과·건강 상태 등 참작"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2019.09.27. [email protected]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 장관 동생 조모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범죄(배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루어진 점, 배임수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일가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웅동학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 사실상 '허위 소송'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원고와 피고 역할을 동시에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웅동학원은 지난 1995년 낡은 건물을 새 부지로 옮겨 짓기로 했고, 조 장관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려종합건설에 신축공사를 맡겼다. 조씨가 운영하는 고려시티개발에는 일부 하도급을 줬다.
이후 조씨 부부는 2006년 웅동학원에 51억원대 공사대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고, 웅동학원 측의 무변론으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혼 후에 조씨의 전처가 2017년 다시 소송을 냈지만, 웅동학원 측은 또 변론을 포기했다. 이 소송으로 이들은 이자 등을 포함해 100억원 상당의 채권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웅동학원이 소송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위장 소송'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은 이를 수사 중이다. 또 허위 계약 의혹이 제기돼 실제 공사가 이뤄졌는지 여부 등도 살펴보고 있다.
조씨는 또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 측으로부터 채용을 대가로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씨와 조모씨는 모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아울러 이같은 의혹들과 관련된 증거자료 등을 삭제 및 폐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씨를 수차례 소환해 조사한 뒤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조씨는 건강 상태 및 입원 등을 이유로 심문 기일을 변경해 달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조씨는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확인을 거쳐 그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해 구인영장을 집행했고, 조씨 측은 심문을 포기했다. 법원은 예정된 심문 일정을 취소하고, 서면 심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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