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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17세, 코로나19 외 8개 호흡기바이러스 검사도 음성"(종합)

등록 2020.03.20 16: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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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본 "사망원인, 답하기 어려워…주치의가 판단"

영남대병원 13번째 소변검사, '양성' 아닌 '미결정'

일시적 오류…"전체 검사 신뢰 못한다는 뜻은 아냐"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3.09.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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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방역 당국이 대구에서 숨진 17세 고등학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대해 "모든 검체에서 음성을 확인했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검체를 재검사하는 과정에서 인플루엔자 등 8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코로나19·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8종 '음성'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등 통상적으로 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를 같이 진행했으나 그 검사에서도 나온 것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방대본은 지난 18일 대구에서 사망한 17세 고교생과 관련해 영남대병원으로부터 재검사를 의뢰받아 질병관리본부,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3곳에서 공동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검사에는 국내에서 제조된 진단 도구 4개와 질병관리본부 자체 제작 키트 등 총 5개를 사용했고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방대본은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때 하는 8종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검사했지만 결과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음성이 나온 것이다. 8종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함해 파라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 사람보카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사람코로나바이러스 등이다.

이 고교생은 지난 10일 두통과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후 열이 내리지 않자 13일 경산 중앙병원을 찾았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수액·해열제 처방을 받은 뒤에도 열이 내리지 않자 같은 날 영남대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고 14일부터는 혈액 투석과 인공 심폐 장치(에크모) 치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 18일 오전 11시15분께 여러 장기가 동시에 제대로 기능을 못 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고교생의 사망 원인에 대한 판단은 다시 담당 주치의에게로 돌아갔다.

정 본부장은 "중앙임상위원회에서는 임상소견과 흉부방사선 촬영 소견, 진단관리위원회에서 판단한 검사 결과를 놓고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아니라는 판정을 해주신 것"이라며 "사인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답을 드리기는 좀 어렵고 담당 주치의께서 검사 결과를 종합해서 판단을 하셔야 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 여부도 담당 병원 주치의와 보호자가 협의해 진행하게 된다.

◇"코로나19 '음성' 확인…소변 검체도 '양성' 아닌 '미결정'"

이 고교생의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관련해 방역 당국과 2개 대학병원, 진단검사 전문가, 중앙임상위원회까지 모두 최종 '음성'으로 판정했음에도 인터넷 등에선 이를 불신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상원 방대본 진단검사관리총괄팀장은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공동 시험을 실시했다"며 "국내에서 제조된 4개 키트, 그리고 질병관리본부가 자체 제작한 자체 키트를 사용한 결과 모든 검체에서 음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애초 소변 검체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양성으로 올라왔던 것이 아니고 '미결정'으로 의뢰된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와 검사기관은 모두 이것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말씀을 재차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영남대병원에서는 환자가 입원한 13일부터 18일까지 비강, 인후, 가래 등 총 13차례에 걸쳐 검체를 채취해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앞선 12차례 검사에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마지막 검사 결과에서 '미결정'이 나왔다는 건 해당 검체가 코로나19 양성인지 음성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즉, 17세 고교생의 검체에서는 단 한차례도 '양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는 흔히 유전자 증폭 검사라고 불린다. 아주 미세한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유전자에 진단시약을 주입하고 증폭 장비에 넣었을 때 총 몇 번 만에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만큼 증폭되는지에 따라 양성 여부를 판단한다.

이상원 팀장은 "맨 마지막 횟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라며 "맨 마지막에 가래 일부와 그리고 소변에서 부분적인 PCR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이렇게 보고돼 저희에게 미결정으로 의뢰됐다"고 '미결정'임을 강조했다.

앞서 방대본은 해당 소년의 검체와 관련해 '하나의 유전자에서 양성 소견을 보였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또한 '양성'이 아닌 '미결정'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유전자 하나에서 양성 소견을 보여서 미결정으로 판단했고 다른 검사기관도 미결정이면 최종 확진검사를 질병관리본부로 의뢰를 한다"며 "저희가 그것에 대해서 최종 검사를 해서 그 검사 결과를 판독해 최종 판정을 하고 있는 절차는 어디나 다 동일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영남대학교에서도 미결정으로 저희한테 요청한 검체"라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일시적 오류…전체 문제 있다는 뜻 아냐"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청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0.03.19.  photo1006@newsis.com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청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0.03.19.  [email protected]

이런 가운데 영남대병원에선 마지막 13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진단 검사를 할 때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대조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단 검사를 할 때는 해당 검사 결과가 맞는지 보기 위해 양성·음성 대조군을 함께 검사한다. 양성 대조군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 무조건 양성이 나와야 하고 음성 대조군은 리보핵산(RNA)가 없어 절대 양성이 나올 수 없는 것을 가리킨다.

문제는 무조건 음성이 나와야 할 음성 대조군에서도 유전자가 증폭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음성 대조군의 PCR 양성 반응이 약간은 좀 보였기 때문에 '그게 혹시 양성대조군 물질이 음성대조군을 오염시킨 게 아닌가'라는 그런 절차상의 문제를 말씀드렸다"라며 "질병관리본부와 진단검사의학회 전문가가 내려가서 진단과정에 대한 것은 살펴보고 오류가 교정되면 다시 검사(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아마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조군에서의 오염 문제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양성 대조군 물질이 오염돼서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며 "정도 관리, 질 관리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마 원인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개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은 일시적인 오류로 보고 그간 영남대병원에서 진행한 5140여건의 진단 검사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영남대학교의 검사가 전체가 다 문제가 있다' 이렇게 말씀드린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상원 팀장도 "영대남병원은 방역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병원이고 평상시보다 훨씬 더 많은 검체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제가 있어서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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