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동료들 "막말 변창흠 임명 철회하라"

등록 2020.12.20 17:16:15수정 2020.12.20 17:26:40

"변창흠 후안무치 발언에 치가 떨린다"

"서울시와 메트로에 의한 사회적 타살"

변창흠 "피해자가 신경썼음 안 일어나"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의 죽음을 모욕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 후보자는 구의역 김군 사고의 원인을 피해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발언을 해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후보자의 사퇴와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2020.1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막말 논란과 관련, 노동단체들이 "김군의 죽음을 모욕한 변 후보자는 즉각 자진사퇴하고, 청와대는 장관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청년전태일,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 단체들은 20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서 '변창흠 사퇴촉구'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변 후보자의 후안무치한 발언에 치가 떨린다"며 "김군이 사망하던 날 김군의 어머니는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은 개죽음만 당한다'고 울부짖으셨다. 변 후보자에겐 이런 아들이 죽음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군의 사망을 겪은 동료들은 지금도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3년 사이 3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이런 현실이 변 후보자에게는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됐을 일'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2016년 구의역 사고는 구조적 문제였다"며 "비용 절감이란 이유로 2인 1조도 못 지킬 과도한 업무량, 앞선 두건의 사망사고에도 아무도 처벌받거나 책임지지 않았던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도 이야기하고 싶다"며 "이번 변 후보자 지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민낯을 똑똑히 봤다. 이런 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하는 모습이 반노동 정권임을 스스로 실토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산재 사망은 구조적 원인에 의해 일어남에도 김군의 죽음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변 후보자의 모습은 제2의 김군을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자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와 너무도 닮아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변 후보자의 임명철회를 요구하며 싸울 것"이라며 "청와대는 고인을 모욕하는 반노동적 발언을 한 변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6년 5월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은성 PSD직원이었던 김군(19)은 홀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개인 과실이 아닌 열악한 작업환경과 서울메트로와 은성PSD의 관리 소홀이 그 원인으로 지적 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인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두고 "피해자가 신경을 썼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SH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변 후보자는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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