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방역완화 독 됐나...훈련병들 성화에 풀어줬다 집단 감염
지난 4월 훈련병들 제보에 시민단체 항의
훈련병 인권 증진 꾀하다 방역 소홀 지적
[서울=뉴시스] 육군훈련소 입소 장면. 2021.04.26. (사진=육군훈련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육군은 7일 오후 "지난 6월14일 입영 인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보건당국과 군 의료인력을 동시에 투입해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며 "확진자는 국가지정병원으로, 밀접접촉자는 1인 격리 시설로 이동해 관리 중이고, 훈련병 부모님께 즉시 알려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 37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한 훈련병이 입영 후 2회에 걸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증상이 발현됐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 훈련병과 접촉한 인원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35명이 추가 확진됐다.
또 다른 훈련병 1명은 입영 후 가족 확진 소식을 접한 뒤 1인 격리됐다가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육군훈련소에서 400여명 대상 검사가 진행 중이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뉴시스] 육군훈련소 입소 장면. 2021.04.26. (사진=육군훈련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논산 육군훈련소는 집단 감염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이곳은 매주 3200여명, 연간 12만여명이 신병 교육을 받는 장소다. 이에 따라 다른 군부대에 비해 엄격한 방역수칙이 적용됐다.
훈련소 측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훈련병들의 샤워, 양치, 화장실 이용, 식수 음용 등을 일부 제한했다. 이 같은 조치에 일부 훈련병들이 불만을 제기했고 시민단체들이 항의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26일 "육군훈련소는 용변도 마음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훈련병 대상 방역 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훈련병들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청결을 유지한 상태에서 훈련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새 지침을 즉시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김인건 육군훈련소장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26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오른쪽 두번째) 주관으로 열린 '육군훈련소 인권존중실 현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유미 육군훈련소 인권존중실장,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박용석 육군인권존중센터장, 강인규 육군인사참모부장. 2021.05.26. (사진=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육군훈련소는 세면과 양치, 샤워를 허용했다. 화장실도 기다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취침 간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앴다.
또 예방적 격리된 훈련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온수 샤워가 가능한 급수시설과 샤워시설을 추가로 긴급 설치했다.
육군은 참모총장 직속으로 '육군훈련소 인권존중실'까지 설치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 속에도 훈련병 수십명은 같은 생활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생활했다. 실제로 이번에 코로나19에 걸린 인원은 대부분 같은 소대 훈련병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생활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생활하고 샤워실과 화장실을 공유했다.
육군은 "입영예정인 훈련병과 가족 여러분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입대하는 아드님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훈련소 관계자를 믿고 격려와 성원을 당부드린다"며 "훈련병들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안전하게 신병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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