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대체식품 시장…식품업계도 사업 확장에 박차
국내 비건 인구 50만명…대체육 시장 규모 지난해 115억원 수준
코로나 이후 건강 먹거리 관심↑…식품기업, 대체식품 사업 시동
증권가 "지난해 대체식품 시장진출 이후 올해 시장 급성장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 이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대체식품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식품을 구할 수 없거나 먹을 수 없는 경우 또는 성분과 영양이 비슷해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뜻한다. 최근에는 '소비자 개개인의 건강과 신념 등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대체된 식품'으로 사용된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대체 식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대체식품 출시는 그동안 동원F&B가 비욘드미트 제품을 수입유통하고 롯데푸드가 제로미트 2종을 출시하는 등 일부 업체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비거니즘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선호 인구는 약 250만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중 완벽한 채식주의자에 해당하는 비건 인구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비건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15배 이상 늘어났지만 세계 채식인구 1억8000만명과 전체 인구의 3∼9%가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미국,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비중이 아직 작다.
비건 인구가 적어 국내 대체식품 시장도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115억원 규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55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 대비 아직 규모가 미미하다. 하지만 시장 성장률은 글로벌 대비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대체육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부분 수입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대체 유제품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제품 수와 판매율가 지난 2년 사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두유를 꼽을 수 있다. 두유는 지난 10년 동안 시장 규모는 축소돼 왔지만 최근 성장세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대체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다른점이 있다면 대기업의 대체식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대체제품 공급이 늘어날 수록 관련 시장 성장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했다. 플랜테이블은 비건 만두를 생산,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이재현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경영리더도 참여한다.
이 경영리더는 글로벌 사업을 맡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식물성 식품 사업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 플랜 테이블은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이후 미주, 유럽, 할랄 시장 등으로 판매처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는 풀무원이다. 이 회사는 두부 품목을 통해식물성 단백질 소비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지난해 연말 미국법인에서 'Plant Spired' 브랜드를 출시하며 품목과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풀무원은 세포 배양 해산물을 연구·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참가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식품 소재 전문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 유한회사와 '식물성조직단백 품질 구현 및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푸드도 대체육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 회사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의 론칭과 함께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사업 전개에 대해 소고기 대체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육류 소비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돼지고기인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활용한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출시와 함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올해 1월 기준 누적 판매량 30만개를 기록했다.
농심도 모든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이용한다.
현재 식물성 대체육과 떡갈비, 탕수육 등의 조리냉동식품, 소스, 치즈 등 18개 제품이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에 입점돼 있다. 4월에는 자체 비건 브랜드를 내세운 레스토랑 '베지가든 레스토랑' 오픈을 계획 중에 있다.
조미진 HN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대체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대체식품 시장은 소비자 저변 확대와 기업들의 투자가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2021년이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시작된 시기였다면, 2022년에는 시장 성장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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