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沈, 페미니즘·성인지 예산 연합 전선…尹 수세
李 "페미니즘 뭐라 생각하냐" vs 尹 "휴머니즘의 하나"
李 "성인지 예산, 女 특별 예산 아냐" 沈 "황당" 공세
尹 "포인트 왜 안 맞냐, 제대로 얘기했다" 방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2. [email protected]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친(親)페미니즘 정책을 '성별 갈라치기'라고 비난하면서 '이대남(20대 남성)' 공략을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 등 반페미니즘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선거 초반 반페미니즘에 대해 눈치를 보다 페미니즘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페미니즘 화두는 이 후보가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수면 위로 끌어올려졌다.
그는 "저출생 원인을 얘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을 했는데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뭐고, 그 생각을 여전히 하는지 궁금하다"고 캐물었다.
윤 후보는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그런 것을 저는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방어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글쎄요. 페미니즘을 다시 제가 정리를 드리면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재차 공격했다.
이 후보는 이후에도 "성차별 문제는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뭐라고 부르던 간에 페미니즘이라고 부르던 그런 노력들은 존중돼야 하고 현실은 냉정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윤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여성가족부를 처음에는 양성평등가족부로 바꾼다고 하더니 갑자기 여가부 폐지 이렇게 들고 나왔다"며 "여가부가 여성업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청소년업무 이런 것을 다 하고 있는데 폐지해버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 안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 일부를 삭감해서 북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방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윤 후보의 주장도 문제 삼았다. 심 후보도 공세에 동참하면서 윤 후보를 나란히 협공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는 "구조적인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중에 하나가 성인지 예산제도"라며 "성인지 예산이 30조원인데 이거 일부만 떼면 북핵개발 북한핵위협으로 막을 수 있는 무기 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인지 예산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생각을 하시는지 성인지 예산에서 어떤 것을 삭감해서 국방비에 쓸 수 있는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예산"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원래 일반 예산은 성과지표를 과장도 하고 확대도 할 수 있는 것이니, 저는 그런 예산들을 지출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들이라고 봤고 거기서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을 해도 북핵으로부터 대공방어망을 구축하는데 쓸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전혀 포인트를 안 맞는 말씀을 하는데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이 특별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핀잔을 줬고 윤 후보가 "포인트가 왜 안맞습니까"라고 맞서면서 신경전도 연출됐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선 제3차 초청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02. [email protected]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반발에 "질문할 때는 들어주세요. 규칙을 지키셔야죠. 검사 출신이지 않느냐. 규칙을 안 지키면 안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거를 삭감할 수 있는지 한 말씀도 안 한 것 같은데 후보님이 제시한 정책 중에도 한부모지원강화사업 이런 게 다 성인지 예산"이라며 "이게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고 남녀성평등을 위해서 특별히 고려해야 할 예산을 모아놓은 것이다. 분류방법의 하나라는 말씀드린다"고 훈계하듯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런 식으로 나라살림이나 행정에 대해서 모르고 마구 말씀하면 안 된다"고도 몰아붙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 "성인지 예산제도 누가 만들었는지 혹시 아세요"라고 물으며 양강 후보의 성인지 예산 공방에 참전했다.
그는 '만든 분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윤 후보 답변에 "여기 있다. 제가 법안 만들어서 통과된 것이다. 아직도 성인지 예산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라고 면박을 가했다. 윤 후보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라고 순간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후보는 "예산에도 성(性)이 있다는 얘기다. 여성 예산이 아니라"라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화장실을 이용할 때 여성은 신체구조상 1.5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10개씩 만들면 차별이다. 10개와 15개 만들어야 동등한 것"이라고 성인지 예산의 개념을 설명했다.
윤 후보가 "맞습니다"라고 공감을 표시했지만 심 후보는 공격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이거 삭감해서 북핵 예산 만들겠다고 해서 황당했는데 왜냐하면 여기는 교육부 예산 있고 국방부 예산도 있다"며 "윤 후보님 곁에서 여성 정책에 대해서 코멘트해 주시는 분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대표밖에 없느냐"고 비꼬았다.
두 후보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윤 후보는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성인지 예산에 대해서 왜 모르겠냐 다만 성과지표가 부풀려 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들을 지출조정을 하자는 말씀"이라고 발끈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심 후보는 윤 후보의 반발에도 "성과지표와 상관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으면서 여가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죄 신설을 청년공약에 포함한 것을 두고 "남녀를 갈라치기해서 여성혐오로 표 얻어보자는 생각이 아니고서는 이해가 안간다"고 공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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