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 회장, 금융위 상대 주식처분명령 불복 재판 승소
이호진 전 태광회장, 횡령 등 혐의로 실형
금융위 "저축은행 대주주 자격 충족 안돼"
주식처분 명령나왔지만, 불복소송서 승소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12월12일 오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12.12. [email protected]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이 전 회장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 명령 및 주식처분 명령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지난달 31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2월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과 두차례의 파기환송심을 거쳐 대법원은 2019년 6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6억원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융위는 2020년 11월 이 전 회장이 고려저축은행 최대주주로 업무상횡령·배임죄 등으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충족명령을 내렸다.
같은해 12월에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45만7233주를 처분하라고 주식처분명령도 내렸다. 이에 이 전 회장은 금융위 명령에 불복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확정받은 혐의 상당수가 규정 시행 전 발생한 것으로 보고 금융위의 제재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융위가 2010년 9월 이후 발생한 불법행위부터 (제재 조항을) 적용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이번 소송에서도 동일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규정 시행 이후 발생한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는 등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경우에 한해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제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규정 시행 후 발생한 이 사건 횡령·배임 범행만을 대상으로 양형을 정할 때 반드시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전 회장은 실형을 확정받은 혐의들은 대부분 2010년 9월 이전에 발생한 사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혐의들은 2010년 9월 이전의 범죄와 포괄일죄였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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