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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니 친구냐" 학생에 고함…교육장관 후보 잇단 잡음(종합)

등록 2022.04.15 16:50:05수정 2022.04.15 18: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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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시절 행적 재조명되며 자질 논란

고발되자 "도서관 고쳐준다" '거래' 의혹

후보자 "기억 안나고 그런일 없어" 해명

금수저 부모 조사…학생에게 '반말' 영상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04.1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04.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행적이 재조명되면서 연일 잡음을 낳고 있다.

학생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적절하지 않은 발언을 했던 과거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취임 직후에는 발전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특정 직업을 가진 학부모를 전수조사 하려 했던 사실도 알려졌다.

총학생회에 엘리베이터 설치, 도서관 리모델링 등을 약속하고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는 '물밑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총학생회에 고발 취하를 대가로 비공개 합의문을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묻는 말에 "기억도 안 나고 그런 일 없다"고 답변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8년 5월 작성됐다는 총학생회와의 비공개 합의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당시 유명 골프선수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자신에게 제기된 형사고발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언론이 공개한 문서에는 학교 건물 3개 동에 장애인용 외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 후보자는 자필로 서명했으며 당시 총학생회 측에 구두로 도서관 리모델링도 약속했다고 보도됐다.

이번 논란의 배경이 된 '학점 특혜' 의혹은 지난 2017년 말 불거졌다. 지난 2012년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국제스포츠레저학부에 입학했던 유명 골프선수가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음에도 A+ 등을 받아 학교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다. 당시 골프선수는 2013년 2학기 김 후보자의 조직관리론 강의에서 A+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총장 시절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직업을 가진 학부모가 있는지 학생 대상 전수조사를 시도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한 이듬해인 2015년 한국외대에서는 각 학과를 통해 특정 직업을 가진 학부모 파악에 나섰다.

의원실이 공개한 당시 대학 측 공문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2급 이상) ▲국회의원 ▲의사 ▲법조계(판사·검사·변호사) ▲대기업·금융권 상무 이상 ▲일반기업 대표 이상 등 직업을 가진 학부모가 조사 대상이었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13. [email protected]

'학과장 판단으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예시로는 '대규모 00식당 운영'을 제시했다고 전해졌다.

조사 목적은 학부모 네트워킹, 학교 발전에 대한 의견 청취와 발전기금 모금 등으로 명시됐다. 당시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세상에 안 중요한 학부모가 있나"라는 항의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학부모 직업군 조사는 학생을 서열화하고 위화감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라며 "돈 있고 권력 있는 학부모의 목소리만 듣고 평범한 직장인· 자영업자 학부모들의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지만 적절한 사과나 해명 없이 넘어갔다"며 "왜 이런 조사를 지시했는지 김 후보자는 국민께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학생들을 향해 고압적인 태도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을 했던 면담 녹취도 공개됐다.

이날 한 방송사는 지난 2020년 10월 김 후보자와 총학생회와의 면담 녹취를 공개했다. 보도를 보면 김 후보자는 발언하던 총학생회장에 "가만히 있어"라고 반말을 했다. 총학생회장이 반발하자 김 후보자는 언성을 높이며 "상황에 따라 반말로 할 수 있는거지, 학생 아니에요?"라고 반문했다.

또 이 방송사가 공개한 이듬해 2월 한국외대 구조조정 반대 시위 현장에서 김 후보자는 시위를 하던 학생에게 "친구야? 내가 니 친구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같은 달 열렸던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졸업할 때에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상품으로, 우수한 졸업생으로 배출하겠다"고 발언했다. 같은 자리에서는 "이북에서는 저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행사장에서 앉아 있고 건성건성 박수치고 적당한 목소리로 고함을 치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이던 2020년 대학의 50억원대 회계부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에서는 그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동기나 정황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국립대 교수들이 교육·연구비를 부당하게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감사하던 교육부 차관에게 공식 석상에서 "과도한 처분을 요구하면 대학이 대단히 위축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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