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마스크 시대]⑥"다행히 아직 안걸렸는데"...모임 여전히 두렵다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원칙 해제
"밖에서 안 쓰는 사람 실내라고 다시 안 쓸듯"
걸리면 손해…알아서 모임 안 가고 조심해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지난 17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해변을 찾은 한 관광객이 마스크를 손에 쥐고 있다. 2022.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마스크 착용 의무화 원칙이 일부 해제됐지만 일각에서는 방역의 마지막 방패가 사라져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급속도로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인원에 구애받지 않는 사적모임이 가능해졌지만 마스크 착용 지침이 바뀌어 모임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2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원칙이 해제된다. 다만 50인 이상 참석하는 집회·행사·공연·스포츠 경기장 등 실외다중이용시설에서는 현행 대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일부 해제는 2020년 10월13일 감염병 예방법 시행 이후 1년6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야외에서 2m 이상 거리가 유지되지 않을 때 등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됐다.
마스크는 지난 2년간의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가장 비용이 싸고도 효과가 큰 방역 수단으로 꼽혀왔다. 방역의 최후 보루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지침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거리두기에 이어 속전속결로 마스크까지 방역 지침이 완화됐다. 이에 즉각적인 일상회복보다는 오히려 사적모임을 다서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장인 김모(24)씨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일 때도 모임에선 벗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며 "앞으로 실외에서 벗고 있던 사람들이 실내라고 해서 굳이 다시 쓰지는 않을 것 같아서 너무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모임은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신모(24)씨도 "모임에 갔다가 코로나에 걸려 면접에 못 가는 등 차질이 생기면 후회할 것 같다"며 "친구 생일 파티 등 양해를 구하고 참석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씨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하지만 전 국민이 체감할 수준으로 방역이 풀린 것 같다"며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알아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와 신씨는 모두 미감염자다.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고위험군으로, 방역이 대폭 완화된 이상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누적 확진자는 전 국민의 33%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
특히 고령자, 아동 등이나 미감염자와 동거하고 있는 시민들의 우려가 깊다.
미감염자인데다 어머니가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있어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는 대학생 이모(22)씨는 "주변에 보면 다들 모임에 갔다가 걸려 오더라"며 "엄마 수술에 혹여나 차질이 생길까봐 학생회 모임도, 회식도 되도록 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재감염을 우려해 인파가 몰리는 행사 참여를 꺼리는 사례도 있다. 두달 뒤 가족들과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대학생 이모(19)씨는 "가족 모두 확진됐었는데 누구 하나 다시 걸리면 계획이 틀어지거나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어 조심하고 있다"며 "곧 있으면 학교 축제인데 장소가 야외다 보니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벗을 것 같다. 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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