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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 뚫린 서초구 집값…운명은 전셋값 향방에 달렸다?

등록 2022.07.21 06:30:00수정 2022.07.21 10: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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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떨어지는데, 서초는 오히려 상승폭 커져

서초는 신축, 강남은 재건축이 대장단지

매매가 비슷해도 전세가는 2배 가량 차이나

전세가 하락하면 집값과도 연동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혀있는 전세 물건 알림 문구. 2022.07.1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혀있는 전세 물건 알림 문구. 2022.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서울 대부분 지역이 하락장에 진입한 가운데 서초구가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똘똘한 한 채' 수요에 더해 토지거래허가제를 피하면서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하방경직성이 강한 이유로 꼽힌다.

재건축이 완료된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많기 때문에 전셋값도 높게 받을 수 있어 투자가 용이하다는 점도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전셋값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와 연동되는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3% 올라 전주(0.02%) 대비 상승폭을 벌렸다. 서울 25개구 중 24개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차별화된 양상이다.

대출규제와 금리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중저가 시장에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서초구는 상당수 주택이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15억원 이상이라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신고가 행진을 지속해 왔다.

최근까지는 바로 옆 강남구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지만 강남구는 7월 첫째 주부터 내림세로 전환한 데 비해 서초구는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초구는 신축 혹은 준신축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 강남구는 재건축 아파트가 대장주로 통한다는 점이 양자 간 상승과 하락 곡선이 엇갈리는 이유로 해석된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는 거주용 메리트가 크다기보다는 일종의 투자상품 개념이기 때문에 집값 하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는 지난달 24일 전용 78㎡가 43억8000만원에 매매돼 4월 37억8000만원보다 6억원이나 상승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은 지난달 17일 40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38억5000만원보다 2억원 더 비싸게 팔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다.

정비사업이 기대되는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른 강남구는 최근 하락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개포동 개포우성1단지 전용 84㎡는 지난 10일 31만원에 팔려 지난해 12월 31억8000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압구정동 미성2차아파트 전용 74㎡도 지난 4월 32억1000만원에서 몇 천만원이 빠진 31억7500만원에 지난 5일 계약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0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08. [email protected]

오래된 아파트는 주차전쟁, 배관 노후화 등을 감내해야 하다 보니 서초구 신축과 강남구 재건축 단지는 비슷한 면적 기준 매매 가격은 큰 차이가 없어도 전세가의 차이는 크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5㎡와 압구정동 현대14차 전용 84㎡는 각각 43억8000만원(6월24일), 43억원(5월17일)에 거래됐지만 전세 호가는 전자가 20억원, 후자는 10억원 내외로 10억원 가량 차이난다. 대치동 학원가와 접근성이 좋은 은마아파트와 개포우성1차도 비슷한 면적의 전세가가 10억원 전후로 형성돼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지역은 집을 사놓으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커 매수를 꺼린다는 얘기도 들리긴 한다"며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고 신축 아파트 비중이 많아 전셋값이 매매가를 받쳐주기에 상승 탄력을 받는다는 점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전세가가 하락세를 띠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중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보다 월세를 내는 편이 더 유리해 보증부월세가 선호되고 있는데, 전세보증금이 작아지면 신규 매수자의 초기 투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집값이 빠질 기미는 안 보이지만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반전세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 보증금을 높게 받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전셋값 하락이 곧 매매가와 연동될 수 있고, 전세를 끼고 보유를 하려는 수요가 줄면 이 역시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권 팀장은 "전세를 끼고 보유하는 투자수요가 있기 때문에 전세가가 빠지면 매매가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 매매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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