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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편 돼줬다' 이영의 100일…소통 긍정적, 존재감 아쉬워

등록 2022.08.19 14:59:11수정 2022.08.19 20: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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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장관, 20일 '취임 100일' 맞아

현장 찾아 의견수렴 활발…소통 집중

손실보전금·남품단가연동제 등 성과

자신의 존재감, 부처 위상 강화 부족

기존사업·지원책→큰 어젠다 필요해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자유특구위원회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8.0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자유특구위원회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민욱 권안나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이 2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100일이 짧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 기간도 아니다. 취임 100일이면 아직 출발선에서 얼마 오지 않은 기간이다. 하나의 정책이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내기보다는 이 장관이 새 정부 내 중기부의 방향을 설정하는 기간이다.

이 장관은 취임 후 100일을 비교적 무난하게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워드는 현장, 소통, 상생, 소상공인, 규제혁신 등으로 요약된다.

이 장관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100일간 소상공인, 중소벤처기업계 등과 만남을 통해 애로를 살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각종 간담회 참석도 아끼지 않았다. 중심에는 '소통'이 있었다.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공감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19일 중기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이 장관은 100일간 소상공인, 중소기업, 창업벤처 등을 포함해 36차례 현장을 찾았다. 관계기관 간담회·방문, 폭우 피해 전통시장 점검 등을 포함하면 현장 행보는 더 많아진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의 만남을 선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5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들의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또 손실보전금과 손실보상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장관은 이후 소상공인과의 대화, 벤처기업인과 치맥(치킨·맥주) 소통,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업체 방문 등 다양한 형식으로 현장을 찾아 소통을 늘렸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이 장관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았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해소, 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등이었다.

이 장관이 본 중기부의 우선순위 과제도 마찬가지였다.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중기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 출신답게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하고 모든 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을 방문해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을 방문해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08.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이 장관은 취임 2주만에 23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을 시작했고 내달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운영하는 등 성과를 내놓았다. 여기에 8월말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계는 이 장관의 소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이 장관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윤석열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장관은 내편(우리편)이 돼줬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충돌되는 부분에서 이 장관이 최대한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며 "의무휴업이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정부에서 대기업 중심 규제완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 장관은 소신껏 입장을 밝혔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를 만들었던 이유는 중소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라는 점이었다"며 "자신이 20년간 기업인 생활을 해서 그런지 이 장관은 중소기업이 겪는 아픔을 가장 잘 알았고 최저임금, 주 52시간, 납품단가연동제 등의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과 소통하고 부처 내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계 관계자도 "이 장관은 취임 후 벤처기업인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며 의미 있는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방향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며 "벤처기업의 글로벌 시장의 진출을 촉진하고 신산업 분야 유망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스톡옵션의 비과세 한도 향상 등 벤처생태계 고도화 측면에서 이 장관의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아쉬운 점도 있다. 손실보전금 사각지대 논란이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의 지원 기준과 관련해 일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손실보전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은 정부 기준에 반발하며 지급 대상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중기부가 지난 17일부터 손실보전금 이의신청 절차에 돌입했지만 사각지대 논란은 여전했다. 사각지대 사업주들이 이번 이의신청을 통해 손실보전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급 기준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 내에 속했지만 오류가 있거나 누락된 사업체만 대상이 된 탓이다.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손실보상 사각지대가 해결되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이 장관이 사각지대를 챙기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며 "자영업자 부채도 시급한 문제다. 채무조정이 큰 틀에서 발표됐지만 사각지대,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오후 손실보전금 집행 현장 점검을 위해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아 한 의류 매장에서 점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6.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오후 손실보전금 집행 현장 점검을 위해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아 한 의류 매장에서 점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6.03. [email protected]

중기부의 위상 강화에 대한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부처의 수장이 바뀌면 기대감과 관심이 높아진다. 새 장관 프리미엄인 셈이다.

취임 후 100일은 성과에 방점이 찍혀 있기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 중기부의 정책 방향 등을 알리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중기부의 위상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과거 박영선 전 장관 시절 중기부는 예산 편성과 부처 주목도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후임인 권칠승 전 장관 시절에 다시 사그라졌다.

이 장관도 자신과 중기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가 정책을 기획하고 이슈를 이끌어가지 못한다면 존재감은 계속 옅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사업이나 눈앞의 지원책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큰 정책 어젠다를 끌고 가야 자신은 물론 중기부의 존재감이 서서히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중소·벤처기업계는 이 장관에게 초심과 정책 방향의 일관성·지속성을 당부했다.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의 생존과 직결된 정책과 이슈들에 대해 정부 방침과 충돌될 때 이 장관의 기존 입장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소상공인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장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이 장관이 초심을 잃지 않고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와 목소리가 충분히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기업인이었던 시절의 마음가짐을 잃지 말고 중소기업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벤처기업계 관계자는 "100일간의 행보로 기초를 다진 정책 추진과 벤처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주52시간제 문제, SW(소프트웨어) 인재 양성과 수급 문제, 비상장 기업의 복수의결권 도입 등 업계가 요구하는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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