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주가 와르르…직원들 '한숨만'
주가 하락에 52주 신저가도 갈아치워…작년 말 대비 반토막
카카오 직원들 스톡옵션 '휴지조각'…현 주가 행사가 밑돌아
스톡그랜트 받은 네이버 직원들도 주가 떨어질수록 보상금액 줄어
글로벌 경기침체, 광고·커머스 성장 둔화 영향…성장 동력 '주목'
[사진=네이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플랫폼 대장주 네이버, 카카오의 주식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임직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각 사가 도입한 주식 보장 제도의 의미가 반감되고 있어서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5만8500원, 5만1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37만8500원에서 지난 7일 16만원으로 57.7%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카카오는 11만2500원에서 5만900원으로 54.8% 떨어졌다. 이 기간 주가 하락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은 62조920억원에서 26조2470억원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500억원에서 22조666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문제는 직원들의 주식 보상 제도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본사 직원 2506명에게 총 47만29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 가격은 11만4040원이며, 행사기간은 2023년 5월4일부터 2028년 5월4일까지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직원에게 미래 일정한 시점에 일정한 행사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행사 가격 대비 현 주가가 크게 오르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차익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현 주가가 행사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스톡옵션은 무용지물이 된다.
스톡옵션 부여 시점에 카카오 주가는 행사가와 비슷한 11만원대였지만 이후 주가가 지난해 6월 17만원대까지 오르면서, 임직원들의 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 주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졌고,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행사가 시작되는 내년 5월까지 행사가 이상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꺾이면서 스톡옵션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스톡그랜트를 도입했으며 3년간 매년 1월초와 7월초, 2회 지급한다. 스톡그랜트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상여금 형태로 직원들에게 무상지급하는 제도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곧바로 시장에 팔아치워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가만큼의 행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주가가 떨어질수록 보상액이 줄어든다. 네이버 주가가 떨어질수록 아직 스톡그랜트를 팔지 않은 직원들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 네이버는 지난 2019년 임직원 1명당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바 있으며 지난해 3월 2일부터 이 스톡옵션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가격은 12만8900원 또는 13만1000원으로 현 주가를 상회하지만, 잭팟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초 취임한 네이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 6000주와 8000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가 각 18만6000원과 38만4500원에 부여 받았다. 18만6000원에 행사가 가능한 스톡옵션은 2023년 3월부터 행사가 가능한데, 만약 이때의 주가가 18만6000원보다 낮다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어진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는 취임 전인 지난 2월 주가 15만원이 될 때 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으며, 모든 스톡옵션과 인센티브를 동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부진의 공통된 배경으로 광고, 커머스 사업의 성장률 둔화를 꼽는다. 카카오의 경우 상장된 자회사들의 실적과 지분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카카오톡 광고 개편을 통해 '톡비즈' 매출 반등 여부가 주가 반전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미국 중고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인수한 것을 두고 인수 금액이 비싼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의 주가는 포쉬마크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부터 주가가 17% 이상 하락했다.
향후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가 반등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주가는 과거 투자기보다는 이익 회수기에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며"특히 현재와 같은 투자 위축기에는 광고·커머스와 같은 핵심 사업 이익이 중요한데 2023년 전망이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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