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만 보면 과민반응? FIFA 벨기에 유니폼 '금지'
원정 유니폼 칼라에 있는 'LOVE' 라벨 제거 요구
FIFA "협상 대상 아니다"…새 유니폼 제작 불가피
[암스테르담=AP/뉴시스] 벨기에의 케빈 더브라위너가 지난 9월 2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라담의 요한 클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에서 원정 유니폼을 입고 공을 차고 있다. FIFA는 최근 벨기에 원정 유니폼에 있는 'LOVE' 라벨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벨기에축구협회는 차별금지 캠페인과 관련이 없고 엘릭트로닉 댄스 뮤직 출제인 투모로우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2.11.22.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젠 '사랑(LOVE)'이란 단어만 봐도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FIFA가 차별 금지 완장에 대해 옐로카드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데 이어 이번에는 벨기에 원정 유니폼에 대해 트집을 잡고 나섰다.
미국 ESPN은 22일(한국시간) 유력한 소식통을 인용해 FIFA가 벨기에 원정 유니폼의 뒷 칼라에 있는 'LOVE' 문구가 적힌 라벨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FIFA는 벨기에축구협회에 이번 조치가 협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FIFA가 벨기에 유니폼에 있는 'LOVE' 문구 라벨을 떼라고 통보한 것은 최근 몇몇 나라에서 차별금지 완장을 착용하기로 했다가 거부된 것과 절대적인 연관이 있다.
지난 유로2020 당시 몇몇 나라들은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르는 '원러브(One Love)' 캠페인을 진행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이런 움직임이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까지 이어지면서 잉글랜드, 웨일스, 벨기에,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이 개막전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기로 결정했다.
카타르가 동성애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하는 나라라는 것이 문제였다.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동성애 금지 국가에서 진행한다는 것은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 FIFA의 설명이었다. FIFA는 그대로 무지개 완장을 차고 나올 경우 옐로카드와 벌금을 매기겠다고 경고했고 결국 무지개 완장 착용은 취소됐다.
그러나 원정 유니폼에 'LOVE가 새겨진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 때문에 붙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ESPN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축제인 투모로우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졌고 벨기에 국민들이 '러브 셔츠'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원정 유니폼에 'LOVE'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무지개 완장, 즉 'One Love' 완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지난 6월 발표된 이후 원정 유니폼이 계속 판매되었지만 FIFA가 뒤늦게 문구를 제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로부터 새로운 유니폼 승인을 받았을 당시 'LOVE' 라벨을 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고 유니폼 제조사인 아디다스로부터 새로운 유니폼을 제작, 공급받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아도 FIFA는 무지개 완장 착용 금지 정책에 대해 수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성소수자 차별 금지와 관련이 없는 문구까지 트집을 잡고 나섬으로써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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