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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서 아이 당장 입원 못해…대통령 직속 기구 설치해야"

등록 2022.12.16 18:31:21수정 2022.12.16 18: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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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중증·응급진료 위축 심각"

"열성경련 아이 입원까지 수시간 걸려"

[서울=뉴시스]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생중계화면 캡처) 2022.12.16

[서울=뉴시스]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생중계화면 캡처) 2022.12.16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저출산과 코로나19 장기화, 낮은 수가(진료비) '삼중고'로 인한 전문인력 부족 심화로 진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려면 대통령 직속 논의기구 설치와 수가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의 17%인 소아청소년의 필수 진료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3차 수련병원의 전문 인력 부족으로 중환자 진료와 응급진료 위축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청과는 소아를 진료하는 특성상 진료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인력난으로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려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진료량마저 급감하면서 미래가 어둡다고 느낀 전공의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진료량이 40%가량 급감해 1차진료(동네 병의원)가 붕괴되기 시작했다"면서 "노동 집약적인 필수 진료과에 대한 보상 지원 정책에 변화가 없고 중환자 진료에 따른 의료 소송과 의료진의 책임 전가 등으로 전공의 기피 현상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내년 상반기 15.9%로 급락했다. 전국 수련병원 66곳에서 내년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로 205명을 모집했지만 33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로 해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지난주 서울 은평구의 한 아이가 열성 경련으로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해 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면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소아진료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지난 9월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련병원의 75%는 진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24시간 소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은 전체의 36%에 불과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수련병원은 서울은 12.5%, 지방은 2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 붕괴를 막으려면 소아청소년과 지원책을 마련할 대통령 직속 논의기구를 설치하고 중증도에 따라 진료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소아청소년 건강 안전망이 붕괴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속 논의기구를 만들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기재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회가 법과 예산으로 진료수가를 정상화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정원의 최소 50% 이상을 유지하되, 나머지는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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