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野 '태극기 팻말'에 전체회의 무산…與 "내로남불"(종합)
여야, 23일 전체회의서 국방부 등 업무보고 받기로
민주 "굴욕적인 날 태극기 의미 되새기자고 걸어"
여당 "태극기 밑 활자가 문제…전부 다 바보 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 관련 메시지를 부착해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아 회의가 지연됐다. 2023.03.17. [email protected]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방위 전체회의 개의에 앞서 자신의 컴퓨터 앞에 태극기 사진 아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게재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일제 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한일정상회담 등을 비판하는 취지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이 팻말을 제거해야 회의를 개의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대통령·국방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없다면서 응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10여분간 설전을 벌이다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오후 2시께 전체회의 개의를 목표로 협상에 나섰지만 자당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불발됐다. 민주당은 태극기 팻말 게재를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양당은 비교섭단체 몫 국방위원인 배진교 정의당 의원을 포함해 오후 3시 개의를 목표로 협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여야 간사와 회의장에 입장해 "오늘 못한 전체회의는 23일 오전 9시30분에 하겠다"며 "이때 군사법도 통과시키고,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개정안도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하지 못한 국방부, 병무청, 방위사업청 업무보고는 내용이 필요한 경우 보완해서 23일 해달라"며 "23일 회의하고 법안을 의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 관련 메시지를 부착해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아 회의가 지연됐다. 2023.03.17. [email protected]
김병주 민주당 간사는 "사실 오늘 못한 것은 민주당이 붙인 태극기 관련해서다"며 "한일정상회담으로 우리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굴욕적이었다. 많은 공분을 사고 있다. 우리는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걸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에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랑스러운 국기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내거는 것이 해서는 안 될 행위인지, 국민의힘에 묻고 싶다"고 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간사는 "비상식적인 정치공세로 국방위가 파행돼 유감"이라며 "국방위는 여야가 없다는 전통 아래 타 상임위와 비교해서 수십년간 원만하게 여야 협치로 운영되고 있다. 그 전통 중에 하나가 국방위가 정식 개의되는 동안 양당이 합의하지 않는 어떤 피켓도 부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이 어제 ICBM을 발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방위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죽창가 선동이 국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를 정리하면서 "김 위원이 '태극기를 걸었다'고 했는데 태극기 밑에 써 있는 활자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자꾸 그렇게 얘기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바보가 돼 버린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회의 개회 관련 여야 간사의 합의안을 요청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개회 예정이던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태극기와 역사 관련 메시지가 적힌 프린트물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해 불참하며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2023.03.17. [email protected]
배 의원은 "각당 입장이 있겠지만 지금 국방부 업무보고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대통령께서 일본을 방문한 상황에서 국방과 관련된 여러 현안에 대해 질문해야 하는 상황인데 국방부에서 다 기다리고 있는데 회의 개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며 "여야 간사가 잘 협의해서 회의가 빨리 개의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태극기는 애국의 상징이고 우리 자존심의 상징이라 오늘 개의를 못하는 한이 있어도 이 태극기를 내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사람들 눈에 정상적으로 다보인다"며 "태극기 걸었다고. 그 밑에 글씨 뭐냐. 아전인수격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마라.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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