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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폭락 피해자들, 라덕연 검찰 고소 "1350억원 피해"

등록 2023.05.09 14:38:06수정 2023.05.09 15: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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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배임 등 혐의…투자자들 두번째 고소

주가조작 의심 일당 6명…"시세조종 숨겨"

투자자 앱엔 '수익 현황'만…수수료 은닉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투자자들의 대리인을 맡은 공형진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와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 제출을 위해 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3.05.0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투자자들의 대리인을 맡은 공형진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와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 제출을 위해 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3.05.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이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을 9일 검찰에 고소했다. 폭락사태 이후 피해자들 차원에서 이뤄진 두번째 고소다.

피해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이날 오후 2시께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라 대표 등 6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건의 공형진 변호사는 남부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 핵심은 단순한 주가조작 사건이 아니고 가치 투자를 빙자한 폰지사기라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통정거래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CFD(차액결제거래) 매매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자기 투자금이 주가조작 원금으로 쓰인 사실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대건은 추가 피해자들을 모아 곧 2차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1차 고소에는 피해 투자자 66명이 참여했으며, 2차 고소까지 진행하면 피해자는 약 15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피해액은 투자금 553억4000만원, CFD 투자와 주식담보 대출로 발생한 대출금 채무 662억9000만원에서 각 증권사가 반대매매로 회수한 돈을 빼고 현재까지 약 1350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피해자 대리인의 설명이다.

공 변호사는 "증권사들은 CFD거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챙기고 이 사건이 생기자마자 피해자들에 대해 야간은 물론 주말에도 연락하며 추심을 하고 있다. 가압류가 이미 진행된 것도 있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검찰이 범죄수익 몰수 추징보전을 시급히 해주길 바라며, 이번주에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피해자 추심 유예 등 피해회복 방안을 강구하길 간청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대리인 측은 증권사들을 상대로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고소 대상은 라 대표 외에 투자자문업체를 총괄 관리한 측근 변모씨, 고액 투자자들을 모집한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 라 대표의 오랜 친구로 투자자 접대와 자금 수금을 맡았던 조모씨와 투자자·자금정보 관리 직원 장모씨, 수익금 정산 등 자금관리 직원 김모씨 등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실제로는 인위적인 시세조종을 해 일시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에게는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양 설명해 투자금과 투자수익 수수료를 편취할 것을 공모했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당초 설명과 달리 투자금을 시세조종 자금으로 사용하고 투자 위험성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으며, 투자자들의 휴대전화와 개인정보로 동의 없이 레버리지 대출을 받아 투자하거나 CFD 계좌를 개설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또 라 대표 일당이 투자자들에게 투자 현황을 볼 수 있다며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줬지만, 이 앱에서는 수익 현황만 볼 수 있고 미수금, 대출채무 등은 나오지 않아 투자금이 정상적으로 사용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는 라 대표가 통정매매를 통해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들은 이들이 통정매매를 하는 줄 몰랐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일부 고액 투자자들은 위법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증권(SG)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2023.05.04. kez@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증권(SG)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2023.05.04.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선 피해 투자자들이 대부분 지인의 소개로 투자하게 됐고 앱을 통해 조작된 차트만을 봤기에 불법 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게 대건 측의 입장이다. 공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통정거래 언급 소지가 있는) 투자 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아닌 거 같다"며 "그런(위법성) 인식이 없었던 분들만 피해자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부연했다.

또 피해자 대리인 측은 라 대표 등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에스테틱, 승마, 헬스업체의 서비스 이용료로 결제시키는 방식으로 투자 수수료를 받아 챙겨 범죄수익 은닉했다는 혐의도 제기했다.

고소인 중에는 원금을 포함해 100억원대 손해를 본 피해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대체로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3년가량 투자를 이어왔고, 대체로 주가가 상승한 최근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의 피해율이 높다는 게 대건 측의 설명이다.

공 변호사는 자기 선택으로 투자한 피해자들에게 채권 추심 유예는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지금 채무를 변제해달라거나 국민혈세로 탕감해달란게 아니다"라며 "책임소재가 증권사 등과 불분명한데 추심을 하면 신용불량 등 여러 피해가 발생하기에 정확한 책임소재가 밝혀지기 전까진 추심은 유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금융위원회(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과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하는 가운데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싼 고소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법무법인 이강도 피해자 10여명을 대리해 지난 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조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주가조작 세력을 수사해달라며 서울남부지검에 우편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라 대표에게 돈을 맡겼던 투자자 50여명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전날 서울남부지검과 금융위원회에 낸 것으로 전해졌다.

라 대표는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고, 이후 매수자가 대규모 반대매매를 일으키는 매도 물량을 내놔 주가가 폭락했다며 이 과정에서 매수자뿐만 아니라 김 회장이 공매도로 시세차익을 봤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진정에 라 대표 등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대주주의 주가폭락 책임을 제기한 주장에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김 회장은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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