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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공사에 거짓 해명까지…순살 아파트 입주민들 분통

등록 2023.08.02 14:01:07수정 2023.08.02 15: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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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부실 대응에 대한 입주민 비판 거세져

일부 입주민 '부실 공사' 집단소송도 검토

커뮤니티 등에 부실공사에 대한 공포 확산

[오산=뉴시스] 양효원 기자 =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청학동 세교2지구 A6블록 LH아파트 보강 공사 현장 지하주차장에 설지된 안전사고 대비 구조물 모습. 2023.8.1.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산=뉴시스] 양효원 기자 =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청학동 세교2지구 A6블록 LH아파트 보강 공사 현장 지하주차장에 설지된 안전사고 대비 구조물 모습.  2023.8.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의 보강 공사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고 진행하거나 거짓 안내한 것으로 드러나 아파트 관리 부실 뿐 아니라 부실 대응에 있어서도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퍼스트포레아파트(남양주별내 A25 블록)'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몇 주 전에 지하주차장 한 쪽에 접근금지 표시와 함께 안전펜스를 쳐 놨는데 이에 대한 안내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뒤늦게 발표를 보고 이게 부실 공사 때문이란 걸 알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주민은 "지금도 지지대가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 지하주차장을 들어가도 되는 건지 불안하다"며 "아파트를 이렇게 지어놨는데 보강 공사를 한다고 해서 믿음이 가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만난 다른 입주민은 "솔직히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보강 공사 일정이나 보상 방안에 대한 안내는 없어 불안하고 답답하다. 손해에 대한 보상만 해준다면 당장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철근 누락 공공주택단지 15곳 중 입주가 완료된 5곳 중 한 곳이다. 국토부와 LH 조사에 따르면 이 단지 지하 주차장 기둥 302개 중 126개의 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난 만큼 주민들의 불안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입주가 이뤄진 또 다른 단지인 경기도 파주시 초롱꽃마을 LH3단지(파주 운정 A34)는 보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도색 작업을 한다는 가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일었다.

LH는 이 단지 역시 보강 공사 여부는 물론 철근 누락 사실 조차 주민들에게 전혀 공지하지 않았다. LH는 슬래브 보완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하주차장 곳곳에 파란 천막을 쳤는데 그 위 안내문에는 부실 공사에 대한 설명 없이 '8월11일까지 페인트 도색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내용만 적혀있었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선 부실 공사와 집값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집단소송을 내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정부가 전국의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로 지은 293개 단지로 안전 점검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사 결과 철근 누락 단지가 더 나올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는 188개 단지이며, 공사 중인 단지는 105곳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실공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분양가 싸면 순살 의심해야 한다", "이사 계획 있는 사람은 꼭 확인해라", "공공이 이 정도면 민간 아파트는 더 할 것"이라는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민간 아파트 중에 지하주차장 뿐 아니라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실 공사가 문제일 뿐 무량판 구조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량판 구조가 위험하고 못쓸 방식은 아니다"라며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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