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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는 무엇[사모펀드의 세계②]

등록 2023.12.24 10:00:00수정 2024.01.02 09: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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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행동'하는 '행동주의 펀드' 증가

지배구조 건전성 및 경영의사 결정 효율성↑

"단기 뿐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 가치 영향도 봐야"

[서울=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강성부 KCGI 대표. 2019.07.25. (사진=각사 제공)

[서울=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강성부 KCGI 대표. 2019.07.25. (사진=각사 제공)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최근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주주가 기업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증가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회사의 주인인 투자자가 기업의 다양한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행동'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들은 의결권 행사나 주주제안, 집중투표 청구, 회계장부 열람 등을 무기로 기업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요구하며 단기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가 진행한 캠페인은 235건으로 2018년 249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135건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유럽 지역에서는 20% 증가한 60건을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0건이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최근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크게 증가하여 2018년 580개에서 2021년 1000개를 넘기며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모펀드의 수는 1094개를 기록했으며, 약정금액은 124조3000원에 달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17년 3개에 불과했던 행동주의펀드 대상 기업은 2021년에는 27개, 2022년에는 47개로 증가했다.

과거 국내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오랜 기간 외국계 헤지펀드에 의해 주도됐다. 제도적 장치와 전문인력 부족, 자본 등 역량에서 국내와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등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에는 대표적으로 케이씨지아이(KCGI)가 있다. KCGI는 2018년 강성부 대표가 기업 승계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설립한 기업이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선진화 등을 명분으로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들의 도덕성을 지적하며 행동에 나섰다. 이후 KCGI는 2018년 조원태 회장과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주총에서 표 대결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비록 경영권 인수에 실패했지만 KCGI는 그동안 대기업 오너의 성역이었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KB주주가치포커스(SM엔터테인먼트), 안다 자산운용(SK케미칼), 얼라인 파트너스(JB금융지주), 라이프 자산운용(SK) 등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지배구조의 건전성과 경영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우리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들의 합병, 구조조정, 경영진 교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이사회 의석을 차지하여 기업의 경영 전략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 활동이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나 성과 뿐 아니라 장기적인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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