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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의사 "국민이 갑자기 욕하겠나? 고장난명이다"

등록 2024.03.04 09:32:48수정 2024.03.04 11: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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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글에 "일부가 면허만 있다고 깝죽"

"의대 교육에서 전인 교육도 함께해야" 제안

[서울=뉴시스] 4일 블라인드에 본인 직업을 의사로 인증한 A씨는 최근 의정 갈들에 대해 “고장난명이라고 갑자기 국민들이 의사를 욕하고 미워했을 리는 없다”라고 밝혔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2024.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4일 블라인드에 본인 직업을 의사로 인증한 A씨는 최근 의정 갈들에 대해 “고장난명이라고 갑자기 국민들이 의사를 욕하고 미워했을 리는 없다”라고 밝혔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2024.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대하며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가 열린 다음 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의사로 인증한 사용자가 일부 의사들의 언행을 지적했다. 그는 의정 갈등 속에 여론을 얻지 못한 것은 일부 의사의 잘못이 크다고 주장했다.

4일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A씨는 "필수과는 아니지만 일단은 의사다 보니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싸잡아서 욕을 먹는 상황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고장난명이라고 갑자기 국민들이 의사를 욕하고 미워했을 리는 없다"라고 밝혔다.

고장난명은 '혼자서는 일을 이루지 못하거나, 맞서는 사람이 없으면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의정 갈등 속에서 의대 증원에 찬성하며 의사에 돌아선 여론을 빗댄 것이다

A씨는 국민들이 의사들을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원인이야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정당한 반론을 펼칠 수도 없이 부끄러운 항목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안타까운 건 지금 이런 상황에 불에 기름을 붓듯 말로 천 냥 빚을 지는 일부 의사들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자기 경험을 토대로 비판을 이어갔다. A씨는 "다른 일은 안 해봐서 다른 직업은 모르지만 의대생이나 의사들 보면 눈치나 사회성 떨어지는 애들 분명히 있다"라며 "보면 얘는 환자 안 보는 과 가는 게 낫다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A씨는 해당 성향의 의사들이 종합 병원이나 지역 사회 등에서 환자를 대면하는 과로 간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은 환자 안 보는 과를 잘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쉬운 건 저런 사회성 떨어져서 환자 볼 능력이 안 되는 애들이 면허만 있다고 깝죽거리고 다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준 미달의 일부가 의사 전체를 욕 먹인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그는 "어디 가서 의사 욕 먹이는 짓 하는 놈들 보면 화가 난다"며 "비단 범죄자뿐 아니라 수준 미달의 의사를 볼 때도 그렇다"라고 했다. 전날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도 일부 의사들이 제약사 영업사원들에게 참석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씨는 의대에서 의사를 양성할 때 전인교육에도 중점을 둘 것으로 제안했다. 전인교육은 지식이나 기능 따위의 교육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그는 "의대교육을 하고 평가할 때 좀 더 전인적인 평가를 했으면 하고 늘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기초과목 임상과목 학점만 잘 받으면 대충 졸업시켜 주는 게 아니라 좀 더 의사다운 사람을 가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겠다"라고 제시했다.

이어 "입학은 쉬우나 졸업과 면허 획득은 어렵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에 대해 A씨는 "개인적으로는 의대 증원이니 감축이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라며 "어차피 지금도 못난 놈은 못 벌고 잘난 놈은 잘 버는 세상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와 관련해 국민 생명을 위해 면허정지 등 법적 처분을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선처를 약속했던 지난 3일까지도 복귀하지 않은 만큼 대규모 면허 정지가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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