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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기술력이 승부처"…독보적 1위 지킨다[SK하이닉스 업턴 온다③]

등록 2024.05.02 12:00:00수정 2024.05.02 13: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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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필승'…차세대 공정 조기 도입이 승패 갈랐다

AI 경쟁, 2라운드 돌입…SK하닉 선두 지킬지 초미 관심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3.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가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난히 강조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유지 전략은 '선수 필승'으로 압축된다.

SK하이닉스는 개발 비용과 공정 난도에 따른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 차세대 공정 개발에 잇달아 성공하며, AI(인공지능) 시장 '1라운드'를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이제 남은 관건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새 국면의 HBM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3년 12월 업계 최초로 TSV(실리콘 관통전극) 기반 HBM 제품을 내놨다.

이 기술은 당시 '다크호스'처럼 등장한 차세대 패키지 기술이었다. 2개 이상 칩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칩 간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패키지 방식으로 성능은 높이면서 크기는 한결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생산 단가가 비싸고, 공정 난도가 높다는 우려가 컸지만, SK하이닉스는 우직한 '뚝심'으로 새 시장을 개척했다.

SK하이닉스는 이후에도 신공정 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어드밴스드 MR-MUF(Advanced Mass Reflow-Molded UnderFill)도 SK하이닉스가 강점을 갖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수의 칩을 적층할 때 이를 한번에 포장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적층된 칩은 수직으로 1024개 통로가 지나가는데, 외부 충격에도 어긋남이 없도록 칩을 보호재로 감싸야 한다.

이 과정은 기존에는 D램 사이에 접합용 얇은 필름을 깔며 층층이 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일단 D램을 임시 접합하며 차곡차곡 쌓은 뒤, 일시에 열을 가열해 굳히는 방식으로 공정을 개선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로 기존 대비 생산성을 3배 개선했다. 특히 신규 소재를 활용해 열 방출은 36%나 줄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업계에서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 경쟁, 올해 새 국면…"원팀 협업" 강조

SK하이닉스는 이처럼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지만, 올해부터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 엔비디아 외에 공급망은 더욱 다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이 이번 분기부터 5세대 HBM5E를 본격 납품하는 것도 위협적이다.

이어 차세대 6세대 HBM4는 '맞춤형' 시장으로 더 한층 진화할 전망이다.

이렇게 AI가 고도화 될수록 데이터 전송량이 커지기 때문에 처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올 수 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기술 주도권에 대한 도전도 거셀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의 AI 반도체 독자 개발이 늘면서, '제품별 최적화'가 핵심 경쟁력으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당장 HBM 적층 기술도 이제 12단을 넘어 16단을 향하고 있다. HBM은 높이 쌓을수록 고용량 제품을 만들기 쉬운 반면, 그만큼 수율(합격률) 관리는 어렵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세대 패키징인 하이브리드 본딩 등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와 함께 HBM4부터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성능 고도화에 나설 태세다.

HBM의 활용성 측면에서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모리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수단을 넘어, 일부 연산 기능까지 수행하는 PIM(프로세스-인-메모리) 기술을 적극 개발 중이다. 효율을 높여 더 빠르게 연산이 가능하게 하려는 기술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부사장은 "글로벌 탑티어(Top-tier)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파트너들과 원팀(One team) 협업해 최고의 제품을 적시 개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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