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서 가정불화 유발"…신고당한 군대 급식에 칭찬 세례

[서울=뉴시스] 1군수지원여단에서 복무하는 한 간부가 부대 급식을 칭찬하며 올린 글과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진현 인턴 기자 = 1군수지원여단에서 복무하는 한 간부가 부대 급식을 칭찬하며 올린 글과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17일 군 관련 제보 페이지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1군수지원여단의 급양 관리관, 조리원, 취사병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신고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조리실을 고발한 간부 A씨는 "메뉴가 하나같이 요리 수준이라 폭식을 유도한다"며 "'내가 이렇게 나약한 존재였나?' 싶을 정도 매일 다짐해도 배식할 때 여지없이 무너지게 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식이 너무 맛있어 PX 매출이 줄고, 집밥을 안 찾게 돼 가정불화를 유발한다"며 "심지어 외부 업무 갔다가 늦더라도 부대에 복귀해서 밥을 먹게 만든다. 장병들이 라면, 냉동, 과자 등도 잘 안 먹어서 복지단 매출도 줄었다"고 말했다.

A씨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13일에 중식 메뉴로 나온 물회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얼음을 미리 넣어놓으면 묽어진다고 얼음을 따로 제공하고 있었다"며 세심함을 칭찬했다.

이어 "물냉면이 나오면 개인 취향이 다를 수 있다면서 비빔장도 비치하고 갈비찜을 내기 위해 새벽부터 고기를 삶아서 식감까지 신경 쓴다"며 "여단장님이 수시로 급식의 질에 대해 피드백하시고 격려하시며, 민간 조리원들을 부대원처럼 신경 쓴다"고 말했다.

그는 "18년 동안 열 군데가 넘는 곳에서 복무했지만, 이런 수준의 부대 급식은 비슷한 수준도 본 적이 없다"며 "상급·인접 부대에서도 꼭 식사를 해보시고, 비결을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부대원들에게 이런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조리 인력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 이 자리를 빌려 칭찬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성스런 식사 제공 감사드린다", "취사병들 고생이 정말 많으시겠네요", "음식이 청결, 깔끔함이 한눈에 보인다" 등의 칭찬이 이어졌다.

반면 한 누리꾼은 "한편으론 조리 인력들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는지 부대 관계자분들이 세심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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