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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약, 한발 늦었다?…차별화로 승부거는 기업들

등록 2024.07.23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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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다른 기전 약물 비임상 진행중

아드바크·유한·올릭스 등 신약개발 도전

[AP/뉴시스] 비만 환자들이 즐겨 먹는 설탕 음료와 콜라, 감자 칩등 인스턴트 식품. (사진= AP 세계보건기구 자료.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금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P/뉴시스] 비만 환자들이 즐겨 먹는 설탕 음료와 콜라, 감자 칩등 인스턴트 식품. (사진= AP 세계보건기구 자료.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대신 다른 기전의 약물로 비만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GLP-1 비만약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 노바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바스 나라시만 박사는 GLP-1 비만치료제 경쟁에 합류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바스 나라시만 박사는 최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경구용 또는 주사형 GLP 또는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 중 하나를 늦게 도입하는 것은 회사로서 신중한 접근 방식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GLP 경구용 및 주사제 계열 의약품은 시장에서 매우 잘하고 있고, 후속 약물을 빠르게 개발하고 있는 두 개의 주요 기존 업체(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가 매우 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자들의 신약이 다소 차별화된 프로필을 갖고 있더라도 10년이 지나면 상당한 리베이트 벽이 생겨 신약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나와 있는 것과 상대적으로 유사한 것만 가지고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나라시만 박사는 “그렇다고 해서 노바티스가 비만 분야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니며, 단기간에 비만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며 체중 감량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차세대 약물을 전임상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는 생물학적 제제나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를 통해 훨씬 더 오래 지속되는 약물이 포함된다”며 “내약성 이점과 함께 복용량 이점을 제공하거나 근육을 보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노바티스는 비만치료제 ‘MBL949’를 개발했으나, 임상 2상에서 약효가 미흡하다며 지난해 이를 파이프라인에서 제외했다. MBL949는 체내 인슐린 분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GDF15’을 타깃하는 약물로, 뇌의 식욕 억제 중추에 직접 작용해 체중 저하 효과를 불러온다.

노바티스처럼 GLP-1 계열 약물 대신 다른 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GLP-1 비만약인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도 앞서 GLP-1 약물 외에 다른 계열 약물의 혁신적인 당뇨·비만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대기업인 LG그룹이 투자한 미국 바이오텍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는 GLP-1이 아닌 다른 기전의 비만치료제 ‘ARD-101’를 개발 중이다.

아드바크는 미각 수용체(Taste Receptor)를 타겟하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각 수용체는 혀뿐만 아니라 소화기계, 폐, 뇌 등 전신에 분포하고 있다. ARD-101은 ‘TAS2R’이라는 쓴맛 수용체에 결합해 다양한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며, 포만감을 주는 인자들을 활성화하는 기전이다. 이것이 소화기관 내분비 세포를 자극해 GLP-1과 포만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CCK)을 비롯한 여러 장 펩타이드 호르몬을 방출시켜 배고픔을 매개로 하는 장-뇌 신경 신호를 활성화한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노바티스가 실패한 GDF15를 표적한 비만치료제 'YH34160'과 'YH4086'를 개발 중이다. YH34160의 경우 전임상을 통해 위고비 대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올릭스는 'OLX702A'를 개발 중이다. OLX702A는 에너지 대사를 늘려 체중을 감소시키는 방식의 약물로, RNA간섭(RNAi) 플랫폼 독점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OLX702A와 GLP-1 병용투여 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비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한편 JP모건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3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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