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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의적으로 회계해…합당한 근거 제시해야"

등록 2024.07.25 17:30:24수정 2024.07.25 20: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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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IFRS 17 보험사 재무정보 유용성 제고를 위한 제언'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해 보험업계 새 회계제도인 IFRS17이 도입된 가운데, 보험사들은 원칙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 확대를 기대했지만 금융당국의 개입이 확대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부 보험사가 제도의 빈틈을 틈타 실적을 부풀렸다며 계속해서 계리적 가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에선 실질적으로 일반회계(GAAP)와 감독회계(SAP)가 일원화돼 새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보험업계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있는 상품 판매, 치고 빠지기 식의 상품 판매 등으로 과당경쟁을 벌이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일반·감독회계의 이원화를 위해선 보험사가 금융당국·소비자 등의 이해관계자를 먼저 재무제표상으로 설득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회계기준원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IFRS 17 보험사 재무정보 유용성 제고를 위한 제언: 일반회계(GAAP)와 감독회계(SAP) 관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IFRS17을 도입하면서 재무제표(회계처리)를 일반회계(GAAP)와 감독회계(SAP)로 구분해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를 별도로 정의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산출의 기초가 되는 건전성회계(PAP)는 일반·감독회계기준과 다르게 자산과 부채를 모두 공정가치로 평가하기로 했다.

즉 IFRS17은 ▲외부 정보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IFRS17'인 'GAAP' ▲보험사 재무건전성, 보험계약자 보호 등 보험사 경영 전반에 대한 감독 목적의 SAP ▲보험사 재무건전성 감독을 위한 K-ICS의 바탕이 되는 PAP 등 세 가지 회계기준으로 운영된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금융 보험사의 리스크 실질을 반영하고 국제적 정합성 제고하는 등 감독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자산·부채 산출기준을 달리 운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실질적으로 일반회계와 감독회계는 일원화돼 운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보험업계의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 무·저해지보험의 해약률, 고금리상품의 해약률 등과 관련한 계리적 가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내놨고, 총 네 차례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이어 이달 중 보험사의 이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의 회계인식과 관련한 제도개선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승엽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시장에서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회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신뢰성과 비교 가능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반회계와 감독회계가 이원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금융당국과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만한 재무제표상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좀 더 리스크를 잘 반영하는 상품 설계와 관리를 할 수가 있다. 보험사가 정말 잘하고 싶으면 평균적인 방법론에, 관리 목적 차원에서라도 회계 역량을 키워야 된다"며 "현재는 보험사 재무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약간 저하돼, 준비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GAAP, SAP이 아직 일원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 교수는 보험사 CEO들이 이원화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제가 제일 안타까웠던 부분은 IFRS17 전에는 보험사 CEO분들이 IFRS17에 엄청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이미 시행이 됐고 시스템이 갖춰졌으니 별로 관심 사항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이원화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실제로 합당한 방법론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게 바로 중립성인데 IFRS17은 명시성과 중립성을 입증해야 한다. 실무자한테 유리한 건 이미 중립성을 잃은 것이고, 보수적으로 가는 게 중립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할 만한 해외사례로는 독일의 세계적인 보험사 알리안츠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알리안츠는 당국에 아예 내부 모형을 쓰겠다고 했는데, 보험사가 더 우수하고 정확하고 합리적이어야만 이원화가 굉장히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고 그 취지를 달성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표로 참석한 양청산 삼성화재 회계파트 프로는 보험사들이 이원화를 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제가 업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면서도 "보험사에서 필요가 없어 이원화하지 않는다. 빠르고 정확하게 회계 정보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원화할 경우 여러 제한 사항이 많아 의사결정이 지연된다. 그래서 일원화가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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