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내 돈 내놔라" 항의에 티몬도 결국 현장 환불…대기 번호만 1700번대
26일 오전 1시께 권도완 본부장 신사옥에 도착
"늦어져 죄송…단기간 못하고 순차적으로 해결"
이날 8시30분 기준 대기번호 1700번대 넘어서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티몬이 환불 접수를 받기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소비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2024.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이현주 기자 =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이 피해자들에게 본사 사옥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단기간 해결은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장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피해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26일 오전 1시께 티몬 신사옥에 도착해 사옥을 점거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위메프 쪽 대응보다 많이 지연된 점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 사정이 어려워 모든 걸 단기간에 못하고 순차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계좌정보를 남겨주면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단 투어, 여행 관련은 시점이 임박한 분들도 많아 그쪽 환불하는 부분을 정리하고 오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자금 부분도 현재는 그룹사를 통해 펀딩 부분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또 "여행은 이 시기에 가지 못하면 해결이 안되니까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고, 다른 부분들도 자금확보 상황 맞춰가며 환불 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이날 새벽에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이같은 내용이 공유되자 현장은 환불을 접수하러 달려온 피해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티몬 사옥에 도착한 피해자들은 순서대로 명단에 이름을 적은 뒤 마련된 종이에 회원명과 연락처·주문번호·상품명·환불요청 수량·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작성하고 대기했다.
건물 내외부에는 자신의 번호가 불릴 때까지 대기하는 피해자들로 넘쳐났다. 경찰도 현장에 배치돼 질서를 통제하는 모습이었다.
대기번호는 이날 8시30분 기준으로 1700번대를 넘어섰다. 다만, 절차를 마치고 환불받은 피해자는 아직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티몬이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한 소비자가 티몬 구매 목록을 적고 있다. 2024.07.26. [email protected]
전날 오전부터 대기 중이라는 40대 여성 A씨는 "30번대 순번이라서 본인 확인은 진작에 끝났다"며 "입금되는 것을 보고 가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순서대로 환불이 진행되지 않아 현장에는 불만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오전 9시 20분께 한 티몬 직원은 대기번호 접수 뿐만 아니라 네이버 폼 등을 통한 온라인 환불 방식도 마련하겠다고 공지했다.
또한 전날(25일) 티몬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이 온라인 상에서 공개되면서 피해자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기도 했다.
수첩에는 '컨트롤타워 부재', '정상화 어려움 판단', '기업 회생 고려', '5000억~7000억(티몬)+예상 1조 이상', '정산이슈→캐시 판매' 등의 내용이 적혀있어 피해자들이 새벽부터 대거 몰려들었다.
한편, 위메프는 여행 상품을 결제한 고객에게 우선적인 환불에 나섰고,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1400여명에 대한 환불을 완료했다.
전날 자정을 넘긴 시각, 위메프 본사에 도착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400억원 정도로 확인됐고, 티몬의 액수는 정확히 모른다"며 "1000억원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건 제가 언급한 숫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회생절차를 밟더라도 소상공인과 영세상공인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류광진 티몬 대표는 전날 오후 5시45분께 서면으로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정산 지연 또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서면으로만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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