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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피해자들, 무더위에 현기증…현장접수 마감에 '분노'[현장](종합)

등록 2024.07.26 17:39:06수정 2024.07.26 18: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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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빗물 낙상 사고에도 자리 지켜

"돈 받으러 왔다, 병원 안 가겠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티몬이 환불 접수를 받기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소비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2024.07.2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티몬이 환불 접수를 받기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소비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2024.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은세 인턴기자 =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이 환불 접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새벽부터 피해자들이 몰리면서 대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에는 대기번호 접수와 QR코드로 인한 혼란이 있었고, 오후에는 현장접수를 마감하겠다는 티몬 측의 공지에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특히 강한 소나기가 쏟아져도 자리를 지켰으며, 빗물에 미끄러지는 낙상사고로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돈을 받아야 한다며 티몬 신사옥 앞으로 떠나지 않았다.

26일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티몬 신사옥에는 환불을 받기 위해 온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오전 약 500명이 넘는 인원이었으나 오후에는 2000명을 훌쩍 넘었다.

수천명에 달하는 피해자들로 인해 경찰 인력도 대거 배치됐다. 외부에만 약 50명이 배치됐으며 주기적으로 교대해 교통을 통제했다. 티몬 신사옥 앞 도로를 통제했으며, 티몬 맞은편 거주자를 제외하고는 차량의 이동을 막았다.

또 구급차와 임시진료소를 설치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실제로 오후 12시15분께 무더위로 현기증이 발생해 비틀거리는 환자가 임시진료소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티몬은 이날 새벽부터 현장에서 환불신청을 접수했다. 건물 외부에 있는 대기번호 명단을 작성하고 자신의 순번이 되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 환불 신청을 하는 구조다. 서류에는 접수번호, 연락처, 주문번호, 상품명, 환불요청수량, 환불요청금액, 환불계좌 등을 기입했다.

이날 오전 9시께 1840번대였던 대기번호는 오후 3시 들어 2500번대까지 급증했다. 오전 9시40분께 티몬 직원이 "1807번 이후로는 QR 코드로 접수 받겠다"고 공지하면서 일시적인 혼란이 나타났다.

티몬은 대기번호를 수기하던 장소 앞에 A4용지에 '티몬 수기 환불 접수 QR'을 출력해 바닥에 뒀다. 그런데 QR코드를 통해 들어간 환불접수 양식에는 접수번호가 존재했다. 현장 대기번호가 이 접수번호가 현장 대기번호가 아니냐며 서로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40대 여성 C씨는 "누구는 종이로 쓰고 됐으니까 가라고 하고, 누구는 QR로 하라고 하고, 종이 적은 사람들 다시 와서 기다리라고 그런다"면서 "직원들의 말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고 분노했다.

다른 40대 여성 D씨는 "말이 계속 바뀐다. 환불도 400번대에서 멈춰있다"며 "근데 돈 받았다는 사람들은 100번대 이하라더라, 그 이후 사람들은 돈 못 받았다고 그랬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받은 사람이 100명도 안 된다는 거 아니냐"며 "나도 그렇고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돈을 못 받을까 봐 불안해서 남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장 접수 마감 이후 강한 소나기에도 티몬 사옥 앞을 지키고 있는 피해자들.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장 접수 마감 이후 강한 소나기에도 티몬 사옥 앞을 지키고 있는 피해자들.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낮 12시께 티몬 직원이 나와 QR코드 접수와 더불어 현장접수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공지하면서 현장은 소강상태가 됐다.

티몬 관계자는 "현장에서 접수한 수기를 저희가 직접 순서대로 입력하는 방식과 QR코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장은 고객들이 계시다면 끝까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소 소강상태였던 티몬 신사옥은 오후 4시께 현장 접수를 마감하겠다는 공지에 혼란을 보였다. 권도안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현장 대기명단을 수거한 후 "추가로 현장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면서 "운영이 정리가 안됐던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화가 난 피해자들은 권 본부장을 둘러싸고 환불해줄 수 있냐면서 티몬이 현재 보유중인 금액이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질문에 "현재 대략 20억원 정도”라고 답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그럼 지금까지 쇼를 한 것이냐”, "사장단들 재산 처분 해라”, "사장 나와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또 일부에서는 욕설이 나왔으며 "내돈 내놔라”라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피해자들이 길을 막고 고성을 해 약 30분간 티몬 사옥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장 접수를 마감하겠다는 공지에도 피해자들은 돈을 받을 때까지 있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특히 오후 4시10분께 강한 소나기 이후 피해자 1명이 빗물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구급대원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겠냐는 질문에 "돈 받으러 왔다. 원래 저혈압이 있어 괜찮다. 병원에 안 가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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