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만 쌓여가는 하니예 암살
[AP/뉴시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왼쪽서 세번째)가 암살됙기 12시간 전인 30일 오후 이란 국회에서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되어 귀빈석에 앉아있다
알려진 사실은 이란 관영 매체에 의해 '공중을 나는 유도 발사체'가 하니예가 머물고있던 가옥을 때려 사망했다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무엇보다 이란 매체나 소셜 미디어에는 테헤란 북부 참전용사 주택단지에서 일어났다는 하니예 암살과 관련된 사건 후의 현장 사진이 하나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중 발사체는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으로 전투기를 직접 투입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란 부근서 발사됐을 것이다. 이란에서 북서부에 해당하는 테헤란 위쪽의 아제르바이잔 혹은 이란 서부 국경과 접해 있는 이라크 내 쿠르드자치주 주도 이르빌까지 온 이스라엘 전투기가 유도 미사일을 하니예 숙소를 타깃으로 날렸을 수 있다고 한다.
아니면 이란 남쪽 아라비아해에서 미사일 혹은 로켓을 쏘았을 수 있다. 처음부터 전투기 아닌 드론일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타깃이 소재한 나라와 인접한 제3의 국가 영공에서 미사일 등을 날려 타깃을 공격하는 데 능숙하다. 시리아 내 이란 군사 인프라 및 파견 장성 살해가 이런 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때 사용된 타국 영공은 강적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이었다.
이스라엘 전투기는 올 4월1일 레바논 접경까지 와서 500㎞ 넘게 떨어진 남서단의 수도 다마스쿠스 내 이란 영사관을 때려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2명 등 7명을 살해했다. 이란은 이에 4월13일 미사일과 드론 200여 대를 이스라엘 영토로 쏘았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망에 대부분 격추된 바 있다.
하니예 암살을 이스라엘이 했다는 객관적 증거는 아직 없다. 하마스 조직이 4시간 후 하마스 사망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의 급습 공격'이라고 말했을 뿐 이란 매체도 이스라엘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숱한 시리아 및 레바논 공습 때와 마찬가지로 시인도 부인도 않은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이란은 정오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하니예 살해가 이란 수도에서 자행된 만큼 이의 복수는 이란의 의무라고 말한 뒤 '이스라엘은 가혹한 처벌을 받을 근거를 스스로 쌓아올렸다"면서 이스라엘을 거명했다. 직접적인 암살자 지목이라고 할 수 없으나 신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나 이란 혁명수비대가 가혹한 응징을 다짐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입에 올리지 않았던 상황서 진전된 것이다.
이스라엘이 암살을 실행했다는 증거는 곧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더 궁금하고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이스라엘은 왜 하필 이 시기에 최대 강적 이란의 수도에서 하니예를 죽여야만 했나'라는 것이다.
정치지도자 하니예는 야히르 신와르, 모하메드 데이프 등 하마스 최고 군사지도자들과 달리 2019년부터 카타르 도하와 튀르키예 등 가자 밖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거의 공공연히 자신을 노출해왔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카타르와 튀르키예에 있는 하니예의 목숨을 건들었다면 상당한 유대가 있는 카타르 그리고 이스라엘 침공을 공언하고 있는 튀르키예와 크게 충돌했을 수 있다.
이란에서 하니예를 처단한 것은 그의 숙소 좌표를 알려주는 첩보가 매우 소중해서 이란임에도 암살을 실행했다는 식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 땅이기 때문에' 이번에 하니예를 공중 발사체로 폭사시켰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하니예 목숨도 노리면서 가자 전쟁 마무리 및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현 연정 장래 등의 현안에 어떤 돌파구나 타개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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