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의원 조직력이 당내 강성지지층 눌렀다
양부남, 강위원 제치고 광주시당 위원장 당선
현역 국회의원 견고한 조직력이 양 의원 지원
국회의원 '집단운영 체제'에 부작용 등 우려도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정기당원대회에서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양부남 당선인이 이병훈 위원장으로터 시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2024.08.0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이 친 조직력의 벽은 상당히 견고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제시한 '국회의원 집단운영' 체제와 원외 인사가 표방한 '당원 주권시대' 정당·정치 혁신을 두고 광주지역 민주당 당원들은 현역 국회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4일 열린 민주당 광주시당 제1차 정기 당원대회에서 양부남 의원(서구을)이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대표를 꺾고 신임 광주시당 위원장에 당선됐다.
대의원 10%와 권리당원 90% 투표를 합산한 결과 양 의원은 대의원과 권리당원 모두 강 대표에 득표율이 앞섰다. 최종 득표율은 양 의원 65.85%, 강 대표 34.15%다.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는 별다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고 치열했다.
후보 모두 '친명(친이재명)'계인 데다, 초선 현역 국회의원과 강성 지지층이 몰려있는 민주당 내 최대 계파 수장의 대결구도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선거 초반 광주지역 국회의원 7명이 양 의원을 사실상 합의 추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회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프레임이 형성됐고, 현역 국회의원들이 반박하는 등 선거 열기가 가열됐다.
후보 간 방송토론회 여부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강 대표는 당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적어도 두 번은 방송토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양 의원은 불필요하다며 거절했다.
선거 기간 지방의원의 국회의원 줄서기 구태정치도 도마에 올랐다.
시·구의원은 물론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까지 의장직을 내걸고 양부남 의원을 지지한다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논란이 됐다.
차기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을 동원해 양 의원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정치권의 말초신경 같은 시·구의원들을 대거 동원하자 조직력에서 선거판세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선거 과정을 보며 국회의원들이 '방어전'에 성공했으며, 지방의원의 국회의원 줄서기 구태정치가 반복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현역 국회의원 집단운영 체제'가 실현될 경우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그 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양 의원과 강 대표 모두 친명계 인사로 시당 위원장에 선출된 양 의원도 '당원 주권시대'라는 큰 흐름에 동참할 것이다"며 "선거 과정에서 표출된 당원 간, 지역 간 갈등이 봉합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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