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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세대교체 효과?"….증권사 상반기 호실적

등록 2024.08.14 06:00:00수정 2024.08.14 08: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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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대형증권사 상반기 순익 2조3952억…30.6%↑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증가·운용수익 개선 등 영향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올 상반기 대형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외 주식 거래량이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전통 기업금융(IB) 강점을 앞세워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말부터 변화와 혁신을 위해 과감하게 이뤄진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상위 5대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3조32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29% 증가했다. 5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도 총 2조3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0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이 5110억원, NH투자증권 4227억원, KB증권 3789억원, 미래에셋증권 3717억원 순이었다. 증가율도 한투증권이 64.9%로 가장 높았고, KB증권 50.2%, 삼성증권 26.4%, NH투자증권 15.6%, 미래에셋증권 -2% 등 순이었다.

이는 국내 시장의 거래대금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늘면서 위탁매매와 WM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도 지난해 이미 많은 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는 충당금 반영도 적었다. 2분기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운용손익도 개선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시장이 좋아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대형사들은 부동산 PF 충당금을 충분히 반영해 부담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주요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분위기가 쇄신되면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김성환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7000억원을 넘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전통의 IB 강자' 답게 기업공개(IPO)·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2분기 IB 관련 순영업수익(잠정)은 전년 동기 보다 39.2% 증가한 168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채권과 발행어음 판매 증가와 이에 따른 운용 수익 역시 실적에 기여했다.

NH투자증권 윤병운 사장도 취임 후 첫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리테일(개인금융), IB(기업금융), 트레이딩(자기매매) 등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2353억원, 외화채권·랩(Wrap) 등 매출 증가와 해외 사모 대체투자 판매수익 등으로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도 588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증권도 부유층 고객을 기반으로 리테일, WM에서 강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 고객(리테일) 자산은 319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1억원 이상 보유 고객 수도 2분기 총 26만5000명으로 늘어 금융 상품 판매 수익이 11.4% 증가한 506억원을 기록했다. 또 IB에서 대형 딜을 수임하며 인수·자문 수수료가 96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 상승했다. 상품운용손익과 금융수지도 올 2분기 2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1% 늘었다. 올해 3월 취임한 박종문 사장의 안정적인 자산운용 능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KB증권은 상반기 37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통합법인 출범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4697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의 2분기 금융상품 수수료는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에 증가했다. 이홍구 사장이 맡은 WM 부문에서 지속적 인 사업 강화를 통해 WM 금융상품자산이 올해 6월 기준 5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보다 11조8000억원이 늘었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의 미래에셋증권은 올 초부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WM·연금 등 플랫폼비즈니스, 해외사업 등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를 기록했지만 2분기만 보면 42.8%나 급증했다. 상반기 해외사업이 세전 순이익 600억원을 거두는 등 해외법인의 가파른 성장세가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 뉴욕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65.6%의 세일즈앤트레이딩(S&T) 성장세를 기록 중이며 베트남과 인도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245.6% 성장했다.

NH투자증권과 시가총액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000만주를 매입 및 소각에 나서는 등 밸류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사들의 실적 선방에 올 연말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 증시가 활황을 보이겠지만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대선 불확실성,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 변수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상반기 만큼 벌면 영업 수익 기준으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자본시장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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