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응급실 14곳 분만 못해…추석이후엔 더 늘 것"
전국 57개 대학병원 중 응급실 분만 14곳 불가
흉부대동맥수술 16곳·영유아내시경 46곳 불가
"책임자처벌·의대증원 중단 사태진정 유일대안"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진료 안내문이 붙어 있다.의대증원 사태로 응급실이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의 경우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천안 순천향대병원, 천안 단국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증 환자가 치료 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현상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024.08.28. [email protected]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잘 가동되고 있고 추석 연휴 응급실 고비 전망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라 말하지만 대한민국의 의료 현장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의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이 14개, 흉부대동맥수술이 안 되는 곳이 16개, 영유아 장폐색시술이 안 되는 곳이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이 46개다.
이들은 "건국대 충주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이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면서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냐"면서 "이주호 장관은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며 의사들을 굴복시킬 대상으로 보고 있고, 복지부는 번아웃으로 응급실 진료제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료제한에 나설 경우 자격취소 또는 면허정지로 대응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대표들에 대해서는 경찰조사가 시작되고, 이미 의료붕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생명을 잃고 건강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중증질환 진단이 지연되고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술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냐"고 반문했다.
전의비는 정치권을 향해 의료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처분의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붕괴로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의료붕괴를 가져온 책임자를 처벌하고 의대정원 증원을 중단하는 것이 사태를 진정시킬 유일한 대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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